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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메디컬 다이어리]성형외과에 의료분쟁이 많은 이유

입력 | 2007-01-17 02:58:00


169cm, 95kg. 씨름판에 나가도 거뜬할 뚱뚱한 체격에 못생긴 얼굴의 주인공 한나(김아중).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지만 외모 때문에 무대에 서지 못하고 아름답고 날씬한 미녀 가수 ‘아미’의 노래를 무대 뒤에서 대신 불러준다. 음반 프로듀서 한상준(주진모)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이용만 당한다. 한나는 결국 성형외과 의사를 찾아가 전신성형을 해달라고 조른다. 의사는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며 말리지만 고집을 꺾지 않는 한나. 결국 전신성형 수술을 받아 최고의 성형 미인으로 거듭난다.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미녀는 괴로워’란 영화의 줄거리다.

영화를 보면서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모든 사람이 예뻐지겠다고 영화 주인공처럼 전신성형을 하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정말 성형수술을 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 것일까. 그런 우려와 함께 얼마 전 끝난 사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선생님, 제 딸이 100kg인데 수술을 해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이죠. 이 수술은 미국에서도 많이 하는 비만 수술의 하나로 안전하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25세 딸의 몸무게가 100kg이나 돼 걱정이 많았던 김중근(가명) 씨는 의사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2000만 원이나 하는 고가의 비만 수술을 결정했다. 그러나 김 씨의 딸은 수술을 받은 지 20일도 안 돼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수술 후유증의 하나인 복막염이었다.

김 씨는 딸이 받은 수술이 미국에서 실시되는 방식과 다르며 사망 위험성 또한 높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김 씨는 해당 성형외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억50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성형외과와 관련된 의료분쟁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설명의무 위반’이다. 의사는 치료 방법에 여러 가지가 있다면 각각의 장단점, 특히 각 시술의 위험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해야 한다. 그래서 환자가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받을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의사가 설명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 그리고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성형외과와 관련된 의료분쟁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신헌준 변호사 j00n3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