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소설가 이문열(사진) 씨가 최근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후보 검증 논란’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 씨는 19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내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내전의 칼로 쓰이는 것은 아주 안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은 당 차원에서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고 그 공정성조차도 어떻게 보장하느냐가 걱정스러운 과제인데 하물며 당내 세력 간 다툼의 수단으로 쓰인다면 그것은 정말 희망이 없는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겸손하고 또 겸손하고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가끔 보면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해할 수 없는 생각에 빠져, 이해할 수 없게 서두른다든가 이런 것은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칫 그것을 말하면 특정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될 같아서 피하는데…”라고 말했다.
이 씨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현재 50% 이상을 확보했더라도 1년 뒤라면 까마득한 세월인데…”라며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 두 번의 경험으로 볼 때 너무 뜬구름 잡는 듯한 성급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떤 사람들은 김칫국이 아니라 후춧가루를 마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우파’라고 자처하는 이 씨는 최근 “보수의 짐을 지고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