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통화 가치와 물가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돼 온 ‘빅맥 지수’에 ‘아이팟 지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호주 최대 은행인 커먼웰스뱅크는 애플사의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아이팟을 근거로 한 ‘콤섹 아이팟 지수(CommSec iPod Index)’를 개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맥도널드의 햄버거 가격을 활용한 빅맥 지수가 각국의 물가를 감안한 실질구매력지수(PPP)를 비교하는 지표로 사용됐듯이 아이팟 지수도 각국의 통화 가치를 비교 평가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커먼웰스뱅크는 설명했다.
이 은행은 세계 26개국에 팔린 애플의 주력 제품인 ‘2GB 아이팟 나노 모델’ 가격이 세계 어디서나 똑같아야 한다는 ‘일물일가 법칙’과 각국의 구매력이 같다는 전제하에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했다. 26개국에서 팔린 가격을 미국 달러로 환산해 비교한 아이팟 지수를 보면 그 나라의 통화가 고평가됐는지 저평가됐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빅맥은 판매 국가에서 직접 만들어지고, 아이팟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는 것.
이날 발표된 아이팟 지수에 따르면 아이팟 1대의 가격이 브라질에서는 327.71달러로 가장 높았으며 캐나다가 144.20달러로 가장 낮았다. 애플사의 생산지인 중국은 179.84달러로 15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76.17달러로 16위를 차지했다.
캐나다에서 팔리는 아이팟은 운송비가 추가되기 때문에 중국보다 비싸야 정상. 그러나 실제로는 다르게 나타난 이유를 아이팟 지수로 풀이해 보면 캐나다의 달러 가격이 중국보다 저평가됐음을 알 수 있다.
이 은행의 수석 연구원인 크레이그 제임스 씨는 빅맥 지수에는 판매되는 국가의 세금과 재료 운송비, 종업원 임금이라는 변수가 포함돼 왜곡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이팟은 대부분 중국산이기 때문에 관세와 제품 운송비 외에 별다른 변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