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최근 재향군인회에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지침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보훈처와 향군에 따르면 보훈처는 19일 향군에 전달한 ‘호국 안보활동 관련지침’을 통해 정부 정책에 반하는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안보관련 현안에 관한 견해를 발표할 때 보훈처와 사전에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보훈처는 또 향군이 설립을 추진 중인 안보복지대학원에 대해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대선 이후에 추진하라고 연기를 요청했다.
향군은 일반 시민과 사회단체, 향군 지회를 대상으로 안보관련 강연을 위해 안보복지대학원을 설립하기로 하고 60여 명의 강사진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 관계자는 “향군의 활동이 정치적인 오해를 받지 않도록 사전 협의를 권유한 것”이라며 “향군은 조직의 투명성 확보와 산하 업체의 경영 개선 등 산적한 현안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군법에 따라 향군은 보훈처의 감독을 받도록 돼 있다. 향군은 매년 약 300억 원의 예산 대부분을 국가보조금, 보훈기금 등 국고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군 안팎에선 향군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시위와 서명운동에 적극 나서고, 주요 안보현안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훈처가 사실상 ‘사전 검열’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향군의 한 관계자는 “보훈처가 예비역 단체의 안보활동에 대해 ‘지침’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가 본격적으로 향군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