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일요일 서울 및 수도권 일대에서 기온이 뚝 떨어지고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빗나가면서 시민들은 `뜻밖에' 화창한 휴일을 즐기는 표정이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도로 25일 기상청이 예상한 영하 5도보다 2도나 높았다.
주말인 27일 서울의 최저기온도 당초 예보인 영하 4도보다 2.5도나 높은 영하 1.5도로 측정돼 평년보다 5도 가량 높은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찬 대기가 우리나라에 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는데 찬 대기가 한반도에 오래 머물지 않고 순조롭게 빠져나가 예상보다 기온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눈 또한 충청남북도 등 남부 서해안 일대를 제외하면 거의 내리지 않아 나머지 지역에서는 휴일 내내 비교적 맑은 날씨가 계속됐다.
26일 밤부터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상했던 기상청은 "정규예보를 발표한 25일에는 우리 외에도 일본 기상청과 유럽중기예보센터도 저기압이 우리나라 중북부 지방을 지날 것으로 예상했다"며 눈 구름대가 예상보다 남쪽으로 치우쳐 통과하는 바람에 수도권 일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로인해 시민들은 일기예보를 믿고 외출을 삼갔으나 일요일에도 비교적 맑고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자 뒤늦게 야외로 나가기도 했다.
이날 북한산에는 전날의 3배인 3만여 명, 관악산에는 전날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난 2만여 명의 등산객이 찾았다.
북한산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말까지 날이 계속 추울 것이라는 예보를 듣고 산행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등산객들이 크게 늘어나 탐방로마다 붐볐다"고 전했다.
또 전날 4000여 명이 입장하는 데 그쳤던 과천 서울대공원에도 가족과 친구 단위의 시민 8000여 명이 몰렸다.
자녀와 함께 서울시청 앞 야외 스케이트장에 나온 시민 정찬웅(40)씨는 "날씨가 춥다는 말을 들었는데 오전에 보니 의외로 포근한 것 같아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월요일인 29일 북서쪽에서 기압골이 남하해 30일부터 전국적으로 눈 또는 비가 오며 31일부터는 강풍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 평년보다 추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