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회현동 남산 근처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고 있는 대형 건설사 3곳이 분양시기 때문에 명암(明暗)이 갈렸다.
최근 분양에 들어간 SK건설은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실망스러운 눈치. 일부 대형 평형은 선착순 계약까지 받고 있지만 계약률이 40% 선에 그친다. 다음 달 분양을 앞둔 쌍용건설도 불안해하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곳에서 지난달 분양한 삼성물산건설부문은 100% 계약을 마쳤다. 업계에선 당초 삼성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아파트 비율이 낮은 데다 남산 조망권도 썩 좋지 않아 3사 가운데 가장 인기가 낮을 것으로 봤다.
예상을 뒤엎고 건설 3사의 명암을 가른 것은 정부의 ‘1·11 부동산 대책’이라는 게 중론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분양가 인하 기대심리 때문에 분양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투기지역 주택담보대출을 1인 1건으로 제한하고 분양원가 공개대상 아파트를 민간으로 확대한다는 1·11대책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SK건설 측도 “1·11대책이 나오리라고 예상치 못했다”며 “분양시기가 늦춰지는 바람에 계약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원래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에 분양을 하려고 했지만 SK건설은 터 매입과 관련해 소송을 당했고, 쌍용건설은 주변 건물과의 거리 문제로 설계를 변경하기 위해 분양시기를 늦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