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에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곳에 ‘분당급 신도시’ 예정지를 확정할 것이라는 정부 발표 이후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에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일부 지역은 서울 등 외지인이 닥치는 대로 매물을 사들여 ‘묻지 마 투자’가 재현될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 신도시 지정 과정에서 보듯 후보지를 잘못 고르거나 헐값에 토지가 수용되면 낭패를 보는 수도 있다. 신도시로 확정되더라도 전입 시기가 규정에 맞지 않아 주택 입주권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온다.
따라서 무리한 선(先)투자보다는 후보지 주변 지역에 새로 나오는 아파트를 실수요용으로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후보지로 거론될 정도라면 굳이 신도시가 아니더라도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강남 가까워 낙점 안 돼도 개발 가능성 높아
현재 수도권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광주시 오포읍 일대 △과천시와 안양시 사이 △하남시 등이다. 대부분 그린벨트나 상수원보호구역에 있어 어느 곳이 지정될지는 미지수다.
이들 지역 가운데 올해 새 아파트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광주시다. 8개 사업장에서 5000여 채가 분양된다.
오포읍은 분당신도시와 가깝고 서울 강남권에 닿기가 편하다는 게 장점. 이곳에서는 진흥기업이 31∼50평형 877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송정동에서는 우정건설이 3월에 830채, 우림건설이 4월에 372채를 내놓을 계획. 탄벌동과 장지동에서도 경남기업과 벽산건설이 각각 975채와 938채를 준비 중이다.
안양시와 과천시 사이는 신도시 후보군 가운데 서울과 가장 가깝다는 게 장점. 하지만 나대지 면적이 크지 않고 지형이 평평하지 않다. 과천시 아파트는 대부분 재건축 규제가 걸려 있어 신규 분양이 여의치 않다. 그 대신 안양시는 이미 재건축에 착수한 단지가 있어 비산동을 중심으로 일반분양 계획이 잡혀 있다. 성원건설이 2, 3월경 140채, 신원종합개발은 하반기에 158채를 선보인다.
하남시는 영원한 신도시 후보지로 꼽히는 지역. 서울 강동구와 가깝고 한강을 경계로 구리시와 마주보고 있다. 도시 전체 면적의 90% 이상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을 정도로 개발이 덜 됐지만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각종 부작용으로 매번 ‘뜨거운 감자’가 돼 왔다. 이 때문에 신규 분양도 뜸한 편. 현재 분양이 가시화된 곳은 한라건설이 덕풍동에 짓는 126채(60∼103평형)이며 나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 ‘검단식 묻지 마 투자’는 금물
지난해 인천 검단지역이 신도시로 지정됐을 때 현지에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아파트가 한 순간에 동이 난 적이 있다. 또 인근 지역 집값도 큰 폭으로 뛰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는 현재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을 정도로 투기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돼 앞뒤 안 재고 청약에 나서면 자금난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철저하게 자신이 직접 거주할 수 있는 실수요 중심의 청약전략을 세워야 한다.
신도시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해당 지역의 주거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는 장기전을 펴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투자 차원이 아니라 실제 살겠다는 생각으로 청약해야 하며 재당첨 금지,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원가 공개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지 않는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분당급 신도시로 거론되는 지역 인근의 분양 예정 아파트위치건설사평형공급 규모(채)분양 시기경기 광주시송정동우정건설20∼408303월태전동우림건설35∼454753월송정동우림건설33, 393724월탄벌동경남기업33∼469755월
실촌면 열미리현진30∼503905월장지동벽산건설28∼429385월오포읍진흥기업31∼50877미정경안동삼정건설34350미정경기 안양시비산동성원건설29∼331402∼3월비산동성원건설27∼5040상반기비산동신원종합개발34∼47158하반기
안양동청광건설24∼3365미정호계동일신건영미정380미정경기 하남시덕풍동한라건설60∼1031268월풍산지구대한주택공사미정73111월신장동한솔건설미정252하반기신장동한솔건설미정1838하반기덕풍동중앙건설33약 470미정하남시 풍산지구 대한주택공사 아파트는 국민임대주택임. 분양 시기 등은 건설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자료: 내집마련정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