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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증시 관전포인트 “사방 둘러봐도 내편이 별로 없네”

입력 | 2007-01-30 03:00:00


기대했던 새해 ‘1월 효과’는 없었다. 29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에 비해 4.97% 떨어졌다.

그렇다면 2월 증시에서는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고개를 가로젓는’ 전문가가 많다. 2월에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2월 국내 증시에 미칠 주요 변수를 점검해 본다.

○해외펀드에 쏠리는 자금

증권가에선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가 가뜩이나 얼어붙은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국내 증시로 유입될 돈이 해외로 빠지기 때문이다. 이러면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

한국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해외펀드 월간 수탁액은 지난해 11월 1조3800억 원에서 12월 3조9000억 원으로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해외펀드로 과도하게 자금이 쏠리면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긴축 바람

국내외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 발목을 잡고 있는 악재다.

작년 말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린 중국이 추가로 지준율을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데다 일본도 올해 1분기(1∼3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의 지준율 인상,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및 대출규제 강화조치로 시중자금이 급격히 회수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은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의 자금 이동을 유발해 증시 유동성을 축소시킨다.

○부동산 시장 위축도 악재

정부의 초강경 부동산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 것도 증시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동부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와 부동산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건설 경기가 덩달아 침체되고, 이 여파가 증시에서는 투자심리 악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불투명한 기업실적

기업실적은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큰 요소. 올해 기업실적이 투자자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필립스LCD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어닝 쇼크(기대치를 밑도는 기업의 실적)’ 수준의 실적을 발표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수출기업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내수기업들은 국내 경기침체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다만 최근 환율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만약 환율이 950 선을 넘으면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증시 조정 가능성

연초 세계 증시는 아시아와 유럽 증시를 중심으로 지난해에 이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해외 증시도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증권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조정을 받는다면 한국에는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관심이다.

2월 중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으로 한국에 대한 국가위험도(컨트리리스크)가 감소할지도 주목된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6자회담 재개가 지난해 북한 핵실험 이후 고조된 한국투자리스크를 낮추는 계기로 작용한다면 외국인의 순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2월 증시 업종별 관전 포인트분야관전 포인트에너지난방유 수요 감소로 정제 마진 약세소재제품 가격 강세가 예상되는 철강, 화학업종 중심 비중 확대산업재유가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항공운송업종 유망경기 관련 소비재1분기(1∼3월) 소비심리 조정 국면, 낙폭 과대 종목 선별 접근비경기 관련 소비재식품 수요 부진 지속, 가격 인상 주요 변수의료작년 4분기(10∼12월) 제약업종 매출액 성장률 둔화금융대출자산 성장과 이익 증가, 은행업종 중심 비중 확대정보기술(IT)재고 순환 사이클상 IT 경기 저점 임박통신서비스상반기(1∼6월) 이익 약화 예상유틸리티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한국전력 등 전력업종 비중 확대자료: NH투자증권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거래량 1억3322만주 8년 만에 최저 기록▼

증시에서 ‘1월 효과’가 사라져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거래소 시장에서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29일 거래소 시장의 거래량은 1억3322만 주로 1999년 3월 4일(1억1941만 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날 거래대금은 2조1762억 원으로 2일(2조370억 원) 이후 최저로 집계됐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