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계진 의원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인천공항 명칭 변경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의 논란이 거세다. 이 의원은 ‘인천-세종국제공항으로 변경을 위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와 인천시의회, 인천시민단체, 지역 정당 등은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명칭 변경은 ‘대한민국 이미지 제고’라는 미사여구로 세계적 공항으로 발돋움한 인천공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것이자, 세종대왕의 업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인천공항 명칭이 바뀔 경우 공항 개항 이후 쌓아 온 2400억 원어치의 브랜드 가치를 잃게 되며,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정안에 서명한 20여 명의 국회의원들은 시설과 규모로 세계 1위권 공항으로 자리 잡은 인천공항에 ‘문화적 코팅’을 하기 위해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세계 유명 공항들은 지명에다 인명을 결합해 문화적 특색을 강조하는 추세”라며 “인천공항에 ‘세종’이라는 애칭을 붙이면 공항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공항이 모차르트공항, 몽골 울란바토르공항은 칭기즈칸공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1년 3월 인천공항 개항 때 세종공항이 유력한 명칭 후보로 경쟁을 벌였으나 최종 심의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확정됐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