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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쏘옥]게임 ‘거상’에서 배우는 무역의 원리

입력 | 2007-01-31 03:00:00


‘천하제일상 거상(巨商)’은 스스로 조선시대 상인이 돼 돈을 벌며 거상이 되는 과정을 담은 온라인 게임이다.

돈 버는 방법은 다양하다. 몬스터들과 싸워 이겨 수익을 거두기도 하고, 각 지방 마을을 돌면서 특산품을 사고팔아 차익을 얻기도 한다. 다른 게이머에게 돈을 빌려줘 이자 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주식 투자를 하듯 길드에 투자해 배당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중 가장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이 교역이다.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은 국경지대에서의 인삼 무역권을 독점한 뒤 중국 베이징에서 인삼을 원가의 수십 배를 붙여 팔며 막대한 부를 쌓았다.

이 게임도 마찬가지다. 각 지역의 시세를 읽은 뒤 싼 곳서 사서 비싼 곳에 되파는 것이 거상이 되는 지름길이다. 이를 위해 게이머는 조선 팔도와 일본, 명나라 등 3개국을 넘나들며 물건을 사고팔아야 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랴.

‘거상’에서는 1000종류 이상의 다양한 물품이 교역되는데 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수시로 바뀐다. 제작사 조이온은 “거상은 동시 접속자가 2만여 명이고 15개의 서버에서 각각 2000∼3000명이 동시에 접속해 게임을 한다”며 “가격은 게임 안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계속 변하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고 밝혔다.

시세를 재빨리 파악하고 또 남보다 빠르게 다양한 교역 루트를 확보하는 것이 돈을 빠르게 버는 방법이다.

새로운 것을 생산하지 않고 단지 시세 차익만으로 돈을 번다면 불로소득이 아닐까.

경제학에서는 ‘아니다’고 답한다. 무역은 어떤 물건의 가치가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동시켜 주는 것. 그래서 생산적이다. 무역은 양측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이를 영국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는 ‘비교우위론’으로 설명했다.

예컨대 한국은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만들어 중국에 팔고, 중국은 그들이 더 싸고 좋게 만들 수 있는 옷 신발 농산물 등을 한국에 수출한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유리한 품목에 특화해 교역을 하는 것이 각 나라가 모든 것을 생산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이익이라는 것이 비교우위론이다.

게임을 하면서 비교우위론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조선시대의 호탕한 상인이 돼 각국을 넘나들며 부지런히 돈을 벌다 보면 어느새 비교우위론을 체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