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출장 갔다가 기차 안 먼발치에 앉은 여행객이 독서하는 모습을 봤다. 얼굴로 봐서는 동양인이라 무척 반가웠는데 그가 읽는 책에 ○○○라는 공공도서관의 군청색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책 제목은 “△△△ 여행 따라잡기”라는 여행 전문서적이었다.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그는 캐나다 여행에 참고하기 위해 대출해 갖고 온 것 같았다. 책 한 권이 가방에 넣어져 비행기 화물칸을 드나들고 10일 이상 기후와 환경이 다른 나라에서 지내는 동안 너덜너덜해질 수밖에 없다. 책값을 아끼자고 공공의 재산을 들고 해외에 갔다 오는 모습이 씁쓸했다.
이종언 서울 송파구 가락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