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정동극장
‘24∼28일 미국 미시시피 강에 수영하러 감.’
오른쪽 눈썹에 피어싱을 두 개나 한 신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22·사진). 그의 미니홈피 ‘Today’에는 뜬금없는 문구가 띄워져 있었다. 2월 9∼11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아트 프런티어 시리즈’의 첫 주자로 사흘간 공연을 앞둔 그가 웬 미시시피 강에서 수영을?
“미국 미시시피에서 걸프 코스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콘체르토를 협연했어요. 시간이 없어 강에서 수영은 못했죠. 그러나 평소에 수영장에서 자유형으로 지칠 때까지 헤엄치는 게 제 취미예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강력한 보잉(현악기의 활을 다루는 방법)과 테크닉은 바로 수영으로 다져진 강한 힘에서 나온 것일까. 그는 매일 밤 잠들기 전에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100회씩 한다고 했다.
9세 때 러시아로 유학을 간 그는 2004년 덴마크 카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와 러시아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잇달아 우승했고, 2005년 세계적 권위의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6위에 올라 단박에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는 사흘간의 공연 프로그램을 ‘슬픔’, ‘고난’, ‘기쁨’이란 주제로 직접 짰다. “세 주제는 바이올린이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인간의 감정”이라고 말하는 그는 ‘슬픔’의 날엔 타르티니 등의 단조의 곡을, ‘고난’의 날엔 화려한 기교가 넘치는 바르토크 등의 현대음악을, ‘기쁨’의 날엔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장조의 곡으로 무대를 채운다. 5월에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을 졸업하는 그는 “지난 3년간 협주곡 46개, 소나타 60∼70개의 레퍼토리를 익힌 것이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오후 8시. 2만5000∼3만 원. 02-751-15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