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형 얼굴은 대부분의 안경테가 무난하게 어울린다. 모델이 쓴 ‘오벌형’ 안경테는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 장면1
“제가 손님의 여자 친구라면 이 안경테를 권하겠어요. 저도 남자 친구 생기면 주려고 따로 챙겨둔 안경테거든요.” 지난달 26일 경기 안양시 평촌 범계역 부근에 있는 안경체인점 ‘ALO’. 이곳의 ‘아이웨어 스타일리스트’인 최덕희 씨가 한 손님에게 얼굴형에 맞는 안경테를 추천했다. 지난해 11월 1호점을 낸 ALO에는 취업면접 준비생, 맞선을 앞둔 남녀 등 각각의 목적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와 최 씨에게서 안경테를 추천 받는다. “손님 중 절반 이상은 제가 추천하는 안경테를 구입합니다. 무려 2시간 동안 상담을 받다가 결국 저의 선택을 따른 손님도 있어요.”
# 장면2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미라이 안경전문 매장. 이곳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안경 컨설팅’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이 매장은 기본 검안기기 외에 망막과 백내장을 검사하는 기계를 설치해 안구 질환이 발견되면 치료를 권유한다. 상당수 안경 매장이 10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검사를 끝내고 안경을 맞춰 주는 것과 달리 이 매장에선 최소 30분 이상 검사와 상담을 병행한다. 일본의 대학에서 안경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해 5월 매장을 연 이주혁 씨는 “최적의 안경을 고르기 위해 철저한 검진은 물론 눈의 위치, 눈썹 짙기,안경 도수, 옷 스타일, 얼굴색 등 모든 것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Change your life(당신의 인생을 바꿔라).’
연예인 단골이 많기로 소문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안경전문 매장이 내건 모토다. 정말 안경 하나로 삶이 변할 수 있을까. 시력이 나쁜 사람의 불가피한 선택인 안경. 이제는 쓰는 사람의 이미지를 바꾸는 중요한 패션 아이템이 됐다.
○ 이색 안경점의 등장
최근 안경 매장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안경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고품질의 저가 안경점을 표방하는 ALO 외에 롯데백화점 잠실점 1층에 있는 ‘트렌디카’도 아이웨어 스타일리스트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업체는 명품 선글라스 수입업을 하다가 직접 안경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홍익대 앞 거리에 문을 연 ‘스팀’은 안경과 관련된 제품으로 매장을 꾸며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매장 안에는 안경은 물론 안경줄, 안경 모양의 열쇠고리, 안경집, 엽서, 다이어리 등 각종 다양한 액세서리가 진열돼 있다. 이들 제품은 고풍스러운 매장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테리어 소품이기도 하다.
스팀의 김은진 점장은 “홍익대 근처에서 활동하는 일부 작가의 제품을 전시 판매한다”며 “화사하고 귀여운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해서인지 팬시 매장으로 착각하고 들어오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매장 측은 안경 디자인을 일본에 보내 현지 생산한 뒤 다시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을 취한다. 일본의 안경 장인들이 만든 수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다른 매장에 공급되기도 한다. 유명 디자이너나 연예인이 직접 운영하는 안경전문 체인점도 있다. 그룹 유리상자가 운영하는 ‘글라스 박스’와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브랜드를 내세운 ‘앙드레김 안경’ 등이 대표적이다.
○ 올 사각-컬러 뿔테 강세
안경 스타일리스트들은 사각 뿔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얇은 금속테는 개성을 표현하고 코디를 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뿔테는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패션계의 화두로 떠오른 ‘미니멀리즘’도 단순한 형태의 뿔테가 각광받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화여대 앞 안경전문 매장인 지오(GIO)의 이승우 대표는 “올해는 단순한 검은색 뿔테뿐 아니라 원색이 들어간 화려한 색상의 뿔테가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에는 빈티지 스타일의 오버사이즈 안경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홍익대 앞 스팀에서는 생산한 지 10년이 넘은 실제 빈티지 제품을 판매한다. 만든 지 오래된 빈티지 제품은 약간의 기능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패션 아이템으로 구입하는 고객이 있다.
안경업계의 또 다른 유행은 하우스브랜드 안경테. 하우스브랜드 안경은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일종의 한정판 제품이다.
‘올리버피플’ ‘오클리’ ‘린드버그’ 등 독특한 디자인의 하우스브랜드만 10여 종에 이른다. 특히 ‘린드버그’는 덴마크의 오디오 명품으로 통하는 뱅앤드올룹슨의 디자이너가 만든 안경테로 빌 게이츠, 루퍼트 머독,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써 명성이 높아졌다. 현재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파피루스’ ‘지오’ ‘홀릭스’ 등의 안경 매장들이 하우스브랜드 안경테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글=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사진=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류원식(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김영철(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계란형, 千의 얼굴 창조 가능… 긴 얼굴엔 큰 안경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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