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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식당 짬밥? 가정 별미!… 단체급식의 재발견

입력 | 2007-02-03 03:00:00


“어, 이건 뭘로 만들었어요?”(직장인) “제철을 맞은 파래를 넣어 부친 전이에요”(영양사) 단체급식 메뉴 중에는 집에서 조리해 가족과 함께 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 별미 요리가 종종 눈에 띈다. ‘구내식당 밥은 배가 빨리 꺼진다’고 주장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지만 전문가가 하루 섭취 영양분을 고려해 만든 식사가 천대받을 이유는 없다. 사원들의 ‘음식 복지’에 신경을 쓰는 기업이 늘면서 구내식당의 메뉴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천연 양념과 유기농산물 위주로 메뉴를 구성하는 단체급식도 증가하는 추세다.

구내식당의 가장 큰 장점은 구하기 쉬운 재료와 합리적인 비용. 호텔 음식과 달리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맛난 음식을 발견했다면 조리사나 영양사에게 만드는 법을 물어보라. 물리지 않는 메뉴를 고민하는 그들에게 당신의 반응은 큰 힘이 될 것이다. 급식업체를 운영하면서 천연 양념과 친환경 배추를 사용한 김치와 장아찌까지 직접 담그는 요리경력 15년의 손순형(39·나인푸드서비스 대표·사진) 씨가 집에서 만들어 먹기 좋은 메뉴를 추천했다. 비용과 영양의 최적 조합으로 이뤄진 단체급식 메뉴 중에서 골랐다.

○제철인 굴과 파래로 만드는 김치굴밥-파래전

‘신선한 재료를, 최대한 간단히 조리해서, 맛있게 먹자.’(영국의 유명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신선함이라면 당연히 제철 산물이 으뜸이다. 요즘 제철을 맞은 굴은 바다의 우유라 불릴 정도로 영양가가 뛰어나다. 필수 아미노산은 물론이고 아연 요오드 철분 칼슘 칼륨과 같은 무기질도 풍부하다.

굴과 집에 있는 김치를 조화시킨 메뉴가 김치 굴밥. 김장 김치를 썰고 콩나물을 넣어 밥을 짓는다. 씻어둔 굴은 밥이 끓을 때 넣고 뜸을 들인다. 양념장을 곁들이면 금상첨화.

요즘 제 맛을 내는 또 다른 재료는 파래. 역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파래로 전을 만들어 먹는다는 아이디어가 독특하다. 물에 3번 정도 헹구어 씻은 파래로 전을 부치는데 계란이나 굴을 넣으면 더 좋다. 파래 특유의 향을 즐기려면 반죽을 할 때 간을 잘 맞춰 양념장 없이 먹는 것이 포인트. 그래도 장에 찍어 먹고 싶으면 간장과 식초로만 양념장을 만든다.

○손님 접대에 어울리는 닭고기 전골- 닭가슴살 오렌지샐러드

“초대하는 손님들이 20, 30대의 젊은 층이라면 샐러드를 곁들인 퓨전요리, 40, 50대라면 보쌈 같은 전통음식이 제격이지요.”

단체급식 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에 민감해진다. 예컨대 추어탕은 나이에 따라 호불호(好不好)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이다. 반면 미역국은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무난한 메뉴다.

모든 연령대에서 좋아할 만한 색다른 메뉴로는 닭고기 전골이 있다. 버섯전골이 흔하지만 닭고기를 주재료로 해서 개발한 메뉴다. 국물 맛이 시원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유부 속에 넣은 찰떡은 건져먹는 재미를 더한다.

닭가슴살 오렌지샐러드는 젊은 층을 염두에 둔 메뉴. 통상 튀긴 닭고기를 야채 위에 많이 얹는 데 이를 구운 것으로 대체해 지방을 줄였다. 양상추와 파프리카, 오렌지로 맛과 멋을 낼 수 있어 손님 접대용 메뉴로 적당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크립- 생딸기우유

패밀리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인 ‘포크립(어린 돼지의 갈비 구이)’도 바비큐 양념(소스)만 만들 줄 알면 생각보다 쉽다. 우선 케첩과 고추장을 1 대 1의 비율로 섞는다. 사과 간 것과 물엿을 넣고 진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소스는 완성된다. 핏물을 제거한 돼지갈비뼈를 양파즙과 레드와인, 후추, 소금에 2시간 재어두었다가 바비큐 양념에 버무린다. 브로일러(불로 직접 굽는 조리기구)로 20분간 구운 후 뒤집어서 15분간 더 구우면 끝난다. 닭고기에 소스를 발라 조리해도 맛있는 바비큐 양념 구이가 된다.

아이들이 갈증을 느낄 때 주면 좋은 생딸기 우유는 만들기가 아주 쉽다. 딸기를 자잘한 크기로 썬 다음 꿀에 재워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기 직전에 저지방 우유를 부으면 된다.

딸기를 너무 잘게 다지거나 믹서에 갈면 씹는 맛이 떨어지고 영양소 손실이 있을 수 있다. 딸기의 유기산과 우유의 단백질이 반응하면 단백질의 소화를 방해하므로 마시기 직전에 섞는 것이 제일 좋다.

글=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추천 메뉴의 재료와 조리법

김치굴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