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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in JAPAN]나가노현 시가高原

입력 | 2007-02-03 03:00:00

시가 고원의 북쪽에 자리잡은 류오산(1900m)을 중심으로 4개의 스키장이 들어선 기타시가의 류오스키파크 슬로프 중턱. 멀리 보이는 기타알프스의 눈덮인 설산 연봉 아래로 하얗게 눈을 뒤집어쓴 나가노 시와 젠쿠오지 평야가 내려다보인다. 기타시가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스키어에게 좋은 스키장이다. 나가노현 야마노우치마치=조성하 여행전문 기자


《스키장이 무려 100개 이상 포진한 나가노 현. 삿포로에 이어 일본에서 두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개최(1998년)한 곳이다.

그 나가노를 일본에서는 ‘일본의 마음(心)’이라고 부른다.

국토의 지리적 중심임을 일컫는 표현이다. 한국의 평창처럼 온통 산악지대인 이곳. 이름하여 ‘기타(北)알프스’다.

3000m급의 거친 산악이 연봉을 이룬 ‘산의 바다’. 스키장 100개는 이 산악의 소산이다.

동계올림픽에서 스키경기가 열린 하쿠바무라(白馬村)와 시가(志賀) 고원은 그중에서도 최고다.

스키장이 각각 11개, 21개나 된다.

시가 고원은 특별하다.

고원에 산재한 스키장 21개가 74개의 리프트(곤돌라 1기 포함)와 버스로 연결돼 일본 최대 규모를 이루기 때문이다.

스키의 천국 시가 고원으로 안내한다.》

저팬 알프스. 지난 세기 초 일본을 찾은 영국인 선교사 월터 웨스턴이 붙인 이름이다. 벽안의 선교사 앞에 펼쳐진 ‘주부 잔가쿠고쿠리쓰고엔‘의 험악한 산경. 유럽 알프스만큼 강렬하게 다가왔음은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산악에서 나가노 현은 북방. 그래서 나가노의 산악은 ‘기타알프스’라고 불린다.

나가노(長野)는 그 이름 자체에 산악을 품고 있다. 고산연봉의 산줄기 사이에 펼쳐진 긴 평지를 뜻한다. 그런 탓에 나가노는 평지 자체의 해발고도가 높은 편이다. 하쿠바무라가 500m, 옛 신슈 지방의 중심인 마쓰모토 역시 500m다.

와사비(고추냉이)가 나가노 명물이 된 것도 산악 덕분이다. 고추냉이는 차가운 물가에서만 자라는데 해발고도가 높은 서늘한 곳이 최적지. 마쓰모토 부근에는 대규모 와사비 농장이 있고 관광객에게 인기다. 그러니 나가노로 스키여행을 떠났다면 나가노 산 와사비 몇 개는 기념으로 사올 만하다. 고추냉이의 뿌리를 갈아 플라스틱 튜브에 담아 파는 ‘나마(生) 와사비’가 좋다. 또 한 가지. 서늘하다 보니 벚꽃도 가장 늦게 핀다. 마쓰모토 성의 벚꽃은 절정이 5월 초로 가장 일찍 핀다는 규슈의 2월에 비해 3개월이나 늦다.

나가노 시를 빠져나와 한참을 달리던 버스. 평지의 나카노(中野) 시를 지나면서 길은 언덕을 오른다. 이어 지나는 곳은 야마노우치마치. 1300년 역사의 유다나카 시부 등 두 온천과 원숭이 무리가 산속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희귀한 지고쿠다니 야생공원이 있는 곳이다. 그 야마노우치마치 시내를 지나자 길은 산악도로로 변한다. 신슈조신에쓰고원 국립공원에 속한 시가 고원의 초입. ‘신슈’는 마쓰모토를 중심으로 한 옛 나가노 지방의 지명이다.

본격적인 산악도로 드라이빙. 삼나무 숲을 지난 뒤로는 온통 눈밭이다. 수없이 많은 터널. 가끔은 그 터널 위로 스키어가 통과한다. 고원의 산등성이가 온통 스키장인 까닭이다. 고원의 중턱에 다다르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한 길은 고원의 최정상인 요코테 산(해발 2305m)의 스키장으로, 다른 길은 가장 나중에 개발된 야케비타이 산(해발 2009m) 스키장으로 이어진다. 그 두 길가로 스키장이 포진한 형국이다.

갈림목 부근에 마루이케라는 작은 호수가 있다. 겨울이면 늘 눈에 덮여 있는 이 호수 앞에 리프트가 단 두 개뿐인 작은 스키장(마루이케)이 있는데 1947년 일본 최초로 스키리프트(T바)가 가설된 역사적인 곳이다. 당시 일본은 점령군 사령관으로 진주한 맥아더 장군의 미군정 치하. 미군은 이곳을 주둔군의 휴양소로 삼아 스키리프트를 가설했다.

시가 고원은 너무도 넓어 처음 간 스키어는 그 실체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사나흘 스키를 탔다 해도 ‘장님 코끼리 더듬기’ 식이다. 지도를 들여다보아야 겨우 모양새를 알아볼 정도. 그러니 시가 고원을 제대로 알고 싶은 이는 우선 요코테 산정으로 오르자. 해발 2305m의 이곳은 시가 고원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날씨가 맑은 날에는 고원의 대부분은 물론 멀리 동해와 후지산까지 보인다. 산정의 시부토게 스키장은 설질도 최고다. 100% 천연설이기 때문.

시가 고원이 일본 최고의 스키장으로 추앙되는 이유. 21개 스키장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대규모라는 점과 함께 좋은 설질이 보장되는 완벽한 조건이 큰 몫을 한다. 설질이 뛰어난 것은 대부분의 스키장이 해발 1400m 이상에 위치한 덕분이다. 1400m는 용평리조트의 발왕산 정상에 해당되는 고도. 그래서 시가 고원에 눈이 없다면 일본 스키장에 눈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시가 고원의 명물로 ‘다이아몬드 더스트(dust·먼지)’라는 것이 있다. 맑은 날 아침 공중에 다이아몬드 가루가 떠다니는 것처럼 무언가 반짝거리는 현상. 내린 눈의 결정이 햇빛으로 생기는 대류현상에 의해 공중에 부상하면서 햇빛을 반사시켜 일어나는 것이다. 영하 10도 정도의 맑은 날 아침에 나타나는데 시가 고원에서는 유일하게 오쿠시가에서만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명물은 74개 리프트를 이틀 동안 모두 타고 21개 스키장을 라운딩 하는 챌린지. 중상급자라면 도전해 볼 만한데 한국어로 된 안내 팸플릿에 그 순서가 나와 있다.

오쿠시가는 ‘스키 온리(Ski Only)’ 스키장. 스노보드는 출입금지이니 유의하도록. 오쿠시가와 연결된 야케비타이 산은 설질도 좋고 한가로워 마음껏 카빙 턴을 구사하려는 중상급자에게 적당하다. 나가노올림픽 당시 회전경기가 열린 곳이다. 이치노세 야마노카미스, 이치노세 다이아몬드 등 두 스키장도 연결돼 있다. 산악도로를 건너 이치노세 패밀리 스키장으로 이동하면 거기서 또다시 10여 개의 스키장이 연결된다.

시가 고원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 또 있다. 히가시다테산(해발 2030m) 스키장이다. 이곳에는 카버(카빙스키어)가 멋진 카빙 롱턴으로 내지를 수 있는 활강코스가 있는데 나가노올림픽의 대회전 경기코스다. 파우더스노를 경험하고 싶다면 구마노유를 권한다. 이곳에는 스키장 5개가 있는데 특히 구마노유는 건설(乾雪)로 이름났다.

천연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온천이 있는 스키장에 숙소를 잡자. 시가 고원에는 모두 7개의 온천이 있는데 구마노유(호타루온천), 핫포, 산바레이(마쿠이와온천), 시가야, 다카마 등이다. 여관과 호텔은 모두 100개. 온천이 없어도 공동목욕탕은 대개 갖추고 있다.

나가노현 야마노우치마치=조성하 여행전문 기자 summer@donga.com

시가 고원의 21개 스키장 정보 스키장고도
(m)표고차
(m)2월적설량
(cm)최대경사(도)최장트레일
(km)정상베이스1요코테산23051750555320284.02구마노유19501690260218331.3

3산바레15851415170175320.84마루이케160214101921.05하스이케핫포 부나다이라620301325705210366.07히가시다테산

8니시다테산9다카마가하라맘모스19031671232235271.010이치노세 패밀리19641650314235304.011이치노세 다이아몬드17101600110210250.912이치노세 야마노카미13야케비타이산20091540460245392.5

14오쿠시가20001470530240303.015시부토게23052130175 252.016마에야마18101705105 300.917자이안트15901330260 341.018데라고야20601905155 330.9

19가사다케1720165070  0.520기도이케1650161040  0.421단네노모리 오코조18151660155  0.5스키장 홈페이지=www.shigakogen.gr.jp, www.shigakogen-ski.com

■온천욕 즐기는 日원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