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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엔트리 늘려 1명이라도 더 뽑자

입력 | 2007-02-07 02:56:00


지난주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프로 팀의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취직에 성공했다는 기쁨이 컸다. 벌써부터 몇몇 선수들은 주위의 축하 속에 팀에 합류해 경기를 관전하는가 하면 홈 팬에게 인사도 했다.

사회에 힘차게 첫발을 내디딘 동기들과 달리 지명 받지 못한 선수들은 졸업을 앞두고 불안하기만 하다.

명문대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A 선수. 그는 한때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될 유망주라는 평가까지 들었으나 실패를 맛봤다.

10년 넘게 농구만 해온 A 선수는 장래가 막막하다. 9월 군 입대 영장도 나왔다. 연습생으로라도 입단하고 싶다. 일본리그 진출도 생각해 봤으나 병역 때문에 여의치 않다.

이런 고민은 비단 A 선수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해마다 이맘때면 되풀이된다.

대학 감독들은 제자들의 취직을 위해 1년 내내 프로 지도자들에게 부탁을 한다. 학연을 따지는 코트에서 명문고, 명문대 출신은 그나마 취업에 유리하다. 올해 역시 감독 또는 구단 관계자들과 어떤 연줄이라도 닿은 선수들은 대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한 프로 감독은 “2라운드 이후부터 누굴 뽑아도 상관없을 만큼 기량들이 엇비슷하다. 연고가 있는 선수를 선택하기 마련”이라고 털어놓았다.

프로 팀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신인을 많이 뽑을 수도 없다. 엔트리가 제한되다 보니 기존 선수들을 어쩔 수 없이 내보낸다. 팀마다 연봉 3000만∼5000만 원에 이르는 선수들을 해마다 서너 명씩 강제 은퇴시키기도 한다.

프로 출범 당시 15명이던 선수 엔트리는 현재 13명까지 줄어들었다. 프로 감독들은 취업 기회 확대와 부상 선수 대체를 위해서라도 1명 정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지지부진해진 경찰청 농구단의 창단 작업도 한국농구연맹과 대한농구협회가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여야 할 대목이다.

한번 낙방한 선수들이 1년의 공백기를 거쳐 프로 팀에 입단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래서 졸업 시즌의 명암은 코트에서 더욱 대조적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