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주행 연비는 ‘훌륭’
코너링-핸들링은 ‘보통’
하이브리드카는 지구 온난화와 석유 고갈을 늦춰줄 ‘희망’일까.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를 직접 운전해 본 결과 동급의 일반 승용차에 비해 분명히 연료 사용량이 적었다.
그러나 높은 연료소비효율(연비)과 환경오염 방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었다.
시빅 하이브리드로 서울 시내와 고속도로를 500km 주행한 결과 L당 평균 14.5km의 연비를 보였다.
이는 동급 준중형 승용차의 9∼10km보다는 분명히 좋은 수치다. 그러나 제원표상의 23km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고속도로를 시속 100∼120km로 주행할 때의 연비는 L당 15km 정도로 동급 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카의 특성상 고속으로 계속 주행할 때는 보조 동력으로 마련된 ‘배터리+전기모터’의 도움을 받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시내 주행에서는 L당 14km의 괜찮은 연비가 나왔다. 동급의 일반 승용차가 L당 7∼9km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50% 이상 연료 소비가 적은 셈이다.
코너링과 핸들링은 대체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2000cc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는 약간 둔했고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때문에 차의 무게가 약간 늘어났고 운전의 재미보다는 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전자식 무단변속기(CVT)가 들어 있어 가속할 때 기어가 바뀌는 느낌이 전혀 없는 점도 특징이었다.
커브길에서 사고를 줄여 주는 자세제어장치를 비롯해 6개의 에어백 등 안전장비는 충분히 갖추고 있었지만 눈부심을 줄여 주는 전자식 룸미러와 전동식 시트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시내 주행 연비가 1000cc 경차와 비슷하기 때문에 도심 운행거리가 많은 운전자에게는 상당히 매력이 있어 보인다.
1339cc 4기통 엔진과 20마력짜리 모터가 동시에 들어 있는 이 차의 가격은 3390만 원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