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상징 남산(해발 265m)에는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해 800만∼900만 명이 찾고 있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소나무 숲,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서울성곽 등 시시각각 나타나는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걸어 올라가도 어느새 정상에 도달하는 야트막한 높이인 데다 서울의 모습을 조망하기에 최적인 위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워호텔 건너편 국립극장에서 시작해 N타워, 남산도서관으로 이어지는 남측 순환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남산의 매력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이 좋은 산에 왜 저런 흉물이 있어야 하지”라는 문제의식을 자연스럽게 갖게 했던 낡은 철제 펜스는 국산 낙엽송으로 만든 나무 펜스로 지난해 말 전면 교체됐다. 펜스가 필요하지 않은 구간에는 조팝나무 사철나무 산수국 등을 심어 가까이 있으면서도 단절된 듯했던 느낌을 말끔히 씻어냈다.
국립극장과 팔각정 중간쯤에 도달하면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이는 부분이 나타난다. 조망 명소로 지정된 남산 전망데크 중 한 곳이다. 순환도로 아래쪽의 커다란 바위 위에 튼튼한 철제 구조물을 세우고 그 위에 나무 데크를 놓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절벽 위에 올라선 듯한 아찔한 기분이 든다. 미세먼지가 많았던 입춘 날 각 언론사 사진기자들이 이곳에 와서 뿌연 먼지에 가린 서울 전경을 찍었을 정도로 전망이 좋다.
전망데크에 설치된 고배율의 무료 망원경은 더 자세히 보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켜 준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니 정면의 용산 미군기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7일은 흐린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지 내에서 오가는 차량의 차종 식별이 가능했다. 팔각정에서 남산케이블카 승강장을 지나 더 내려가면 나타나는, 북측 전망 데크는 청와대가 보인다는 이유로 망원경이 설치돼 있지 않다.
남산 주변에는 먹을거리가 많은 편이다. 국립극장에서 장충단공원 쪽으로 가면 유명한 장충동 족발거리가 있고, 회현동 남산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에는 돈가스 음식점이 모여 있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어른 얼굴만큼 크기가 커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 숭의여대 앞 카페촌은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어떻게 갈까
지하철 동대입구역 또는 충무로역에서 2번 순환버스(노란색)를 타고 국립극장에 내려 남측순환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거나 N타워에서 하차해 국립극장 쪽으로 걸어 내려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