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1993년 ‘올해의 플레이메이트’로 뽑혀 6월호 표지를 장식한 모델 애너 니콜 스미스. AP 자료 사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의 미국 배우로 ‘제2의 메릴린 먼로’라는 별명을 얻었던 섹스 심벌 애너 니콜 스미스(39)가 8일 돌연 숨졌다.
AP를 비롯한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스미스는 이날 플로리다 주에 있는 한 호텔 객실에서 의식 불명인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상세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텍사스 주 출신인 스미스는 레스토랑 종업원, 스트립쇼 걸, 플레이보이 모델을 거쳐 영화에 출연하면서 미국에서 섹스 심벌로 자리 잡았다. 그는 미국 연예계 안에서도 끊임없는 스캔들과 가십의 대상이었다.
1994년에는 텍사스 출신의 석유 재벌인 하워드 마셜 2세와 결혼해 여러 대중매체의 톱뉴스를 장식했다. 당시 스미스는 26세, 마셜은 89세로 나이 차가 63세였다.
마셜은 결혼 14개월 만에 사망했다. 이후 스미스는 유산 상속문제를 놓고 남편의 전처 소생 장남인 피어스 마셜과 오랫동안 법적 다툼을 벌였다.
스미스는 첫 재판에서 4억74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판결로 한때 억만장자 반열의 문턱까지 갔다. 그런데 상속 액수가 8900만 달러로 깎였다가 그 뒤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피어스 마셜이 지난해 6월 사망할 때까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연방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딸을 출산했는데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사흘 뒤 첫 결혼에서 낳았던 아들 대니얼(20)이 숨지는 불행을 겪기도 했다. 사인은 약물 중독.
지난해 출산한 딸을 놓고도 지금의 남자 친구와 과거 남자 친구가 서로 ‘내가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이 사건도 재판에 계류 중이다.
최근에는 자신이 대변인으로 있는 회사의 다이어트약 트림스파의 광고가 ‘갑작스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식으로 소비자들을 오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회사와 함께 집단소송에 걸리기도 했다. 스미스가 숨진 것은 이 소송이 제기된 다음 날이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돌연사한 플레이보이 단골 모델출신 배우 니콜 스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