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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稅테크]양도세 부과 기준 시점

입력 | 2007-02-12 03:00:00


이모 씨는 최근 양도소득세 신고가 누락됐다며 세금을 매기겠다는 세무서의 통보를 받고 어이가 없었다. 20년 전에 판 땅이었다. 더욱이 이 씨는 당시 이 땅을 160만 원을 받고 팔았는데 양도세는 3500만 원이나 됐다.

깜짝 놀라 세무서를 찾아가 들은 설명은 이랬다. 해당 토지의 소유권 등기가 얼마 전 이뤄졌고 잔금을 언제 주고받았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등기이전 시기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 씨가 토지 등기부증본을 떼보니 땅을 팔 당시 매수인이 법정소송 때문에 소유권 등기를 하지 못한 채 끌어오다 20년이 지난 최근에야 등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난히 꼼꼼한 성격의 이 씨는 장롱 깊숙이 넣어 둔 매매계약서와 누렇게 색이 바랜 잔금 영수증을 세무서에 보내고 나서야 세금 고지를 취소할 수 있었다.

이처럼 양도세는 언제를 거래시점으로 보는지에 따라 세금이 천차만별이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자세히 보면 ‘등기원인일’과 ‘등기접수일’이 대부분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등기원인일은 매매계약이나 전세계약을 한 날이고 등기접수일은 실제로 등기소에 서류를 접수한 날이다.

세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잔금을 모두 낸 날을 거래시점으로 본다. 따라서 매매계약서에 나와 있는 잔금 약정일에 상관없이 실제 대금을 청산한 날이 부동산을 사고 판 시점이 된다.

그런데 잔금을 낸 날이 불분명하거나 잔금을 완납하기 전에 등기를 접수했다면 이 날을 거래시점으로 본다. 거래시점이 달라지면 세금도 달라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세율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자산을 보유한 시기에 따라 양도차익에서 10∼30%를 빼준다. 양도세율은 보유 기간에 따라 9∼50%(미등기 양도와 다주택자 중과세는 별도)까지 차등 적용된다. 산 때와 판 때의 기간이 얼마냐 되는지를 계산해 세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잔금영수증을 잘 보관해 거래 시점을 인정받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는 막대한 세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거래 증빙서류를 잘 챙겨두는 습관을 갖는 게 절세(節稅)의 첫걸음이다. 또 세무서에서 양도세를 매길 때 잔금 일자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등기가 접수된 날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안만식 세무사·예일회계법인 세무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