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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경제읽기]축구 종가 자존심? 돈앞에선 차 버려!

입력 | 2007-02-13 03:00:00


영국(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리버풀이 지난주 외국인의 손에 넘어갔다.

리버풀의 새 구단주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의 톰 힉스 구단주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몬트리올 커네이디언스의 조지 질레트 2세 구단주. 이들은 ‘콥 풋볼 비이클’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버풀의 주식 51%를 인수했다. 인수 대금은 2억1900만 파운드(약 4030억 원)였다.

이로써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가운데 외국인이 소유한 구단은 7개로 늘어났다. 1997년 이집트의 기업인이 풀럼을 사들인 이후로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이 잇따라 러시아, 미국, 아이슬란드의 재벌에게 넘어갔다. 최근 6개월 동안에만 3개 구단이 팔렸다.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잇따른 해외 매각은 철저히 ‘자본 논리’에 따른 것이다. 구단을 매각하는 쪽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에 손을 벌리고, 사들이는 쪽에선 ‘장사’가 된다고 판단해 시장에 뛰어든다. ‘자본 논리’ 앞에선 ‘축구 종가(宗家)’ 운운하는 자존심도 소용이 없다.

리버풀의 새 구단주들은 인수 계약과 동시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2억1500만 파운드(약 3920억 원)를 들여 6만 석 규모의 구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 또 비슷한 금액을 투자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계획이다.

팬 서비스를 강화하고 하락세인 팀을 재건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속셈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새 경기장을 지으면 입장료 수입이 늘어나고, 광고판 판매 수입도 늘어난다. 미국인 새 구단주들은 축구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미국 시장까지 염두에 뒀다.

축구 클럽 운영이 수익성 있는 사업이라는 점은 치열했던 리버풀 인수전에서 알 수 있다. 영국의 부동산 재벌,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 스페인의 재벌, 두바이의 국부를 관리하는 캐피털 등이 몇 년 전부터 리버풀 인수에 열을 올렸다.

금동근 파리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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