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용 세무회계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더존디지털웨어 직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사무실에서 네오플러스 등 주력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5년 매출 181억 원, 영업이익 95억 원을 올려 코스닥 업체 중 영업이익률(52%) 1위를 차지했다. 김재명 기자
‘전산회계 담당자를 뽑습니다. 더존 네오플러스 사용 가능자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채용 공고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다.
세무회계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더존디지털웨어의 제품은 중소기업 사이에서 ‘당연히 사용하는 것’으로 여길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전국 8000여 곳의 세무회계사무소 중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곳은 90%에 이른다. 52만여 중소업체(직원 5∼299명) 중 8만여 곳이 이 회사 고객이다. 52만여 곳의 업체 중 세무회계를 전산화한 기업은 20% 정도로 사실상 더존디지털웨어가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사는 2005년 매출 181억9800만 원, 영업이익 95억 600만 원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52%에 이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출이 연평균 10∼15%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 교육 사업으로 잠재 고객 확보
더존디지털웨어는 더존IT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전체 직원 85명 중 90%가 연구개발(R&D)인력이다. 이 회사는 프로그램 제작과 유지보수 서비스만 담당하고, 영업 등 기타 업무는 나머지 7개 계열사가 나눠 맡는다.
1991년 설립 이후 세법 개정에 맞춰 신속하게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중소기업 세무회계 프로그램 시장을 확실히 장악했다는 평가다.
유수형 더존디지털웨어 사장은 “세무회계 프로그램을 전산화하면 3, 4명이 하던 일을 1명이 다 할 수 있다”며 “최고경영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100만∼150만 원짜리 프로그램을 판매하면 유지 보수비로 연간 40만∼60만 원을 받는다. 지난해 매출에서 유지보수비 비중은 절반에 이른다.
○ 해외 진출, 현지화가 관건
이 회사는 전산학원, 실업계고교 등에 자사 제품인 ‘네오플러스’ 수업을 개설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네오플러스는 국가 공인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 과목에도 포함돼 있다. 실제로 연간 10만 명이 넘는 응시자 중 97%가 네오플러스를 시험 과목으로 선택한다.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데다 90%에 이르는 시장점유율로 사업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위기요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 12월 코스닥시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전자상거래 등의 분야로 다각화를 시도한 것이 화근이었다. 영업이익은 곤두박질쳤고 4만6000원에 이르던 주가가 2004년에는 2000원대로 주저앉았다. 결국 본래 업무인 세무회계 프로그램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유 사장은 “올해부터 5인 이하 270만 곳의 사업장을 겨냥한 ‘네오큐’를 본격 판매한다”며 “2001년 중국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시장도 적극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세무당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고,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다. 해외 투자가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더존디지털웨어는…
△설립: 1991년 △업종: 중소기업 세무회계 프로그램 개발 및 유지 보수 서비스 △직원: 85명 △세무회계사무소 시장점유율: 90% △중소기업 고객사: 8만여 개 △코스닥 상장: 2000년 12월
애널리스트의 눈 - 박정하 브릿지증권 선임연구원
더존디지털웨어는 자사 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육 및 자격시험제도를 활용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유지보수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중소기업도 수십만 개사에 이르는 등 성장 전망도 밝다. 판매 조직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분리해 영업이익률도 현재 수준인 6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 진출 등 새 사업을 통해 실적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