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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쏘옥]김치지수, 빅맥지수

입력 | 2007-02-14 02:58:00


지난해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스위스 축구 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 취리히에 들렀을 때다.

취리히 시내에는 팔각정 모양의 한국식당이 있는데 음식 가격을 보고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가장 싼 김치찌개가 40스위스프랑. 당시 환율로 약 3만2000원이었다. 불고기백반은 5만 원이 넘었다.

이국에서 만난 김치찌개는 반가웠지만 가격에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김치지수’가 뜨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김치지수는 전 세계에서 팔리는 김치찌개 값을 통해 물가 수준을 비교하는 지수. 이 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고가(最高價) 김치찌개는 역시 취리히로 약 34.20달러(약 3만2000원)였다. 2위는 덴마크 코펜하겐 26.32달러(약 2만5000원). 서울은 4∼5달러였다.

이 같은 가격 비교는 ‘빅맥지수’가 유명하다.

빅맥지수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986년부터 매년 세계 120개국에서 판매되는 미국 맥도널드의 햄버거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빅맥지수는 스위스가 5.21달러로 가장 비쌌고 미국은 3.10달러였다. 한국은 조사 대상 32개국 중 14번째인 2.62달러였다.

빅맥은 품질 크기 재료가 전 세계 어디나 같기 때문에, 가격을 비교하면 각 국가의 화폐 가치와 물가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비교는 한 상품의 가격은 세계 어디서나 같다는 ‘일물일가(一物一價)’ 원칙과 환율은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반영해 결정된다는 ‘구매력평가설’을 근거로 한다.

물론 빅맥지수는 각국의 인건비, 세금, 경쟁업체 등 수많은 가격 결정 요인을 무시한 수치이기 때문에 참고자료에 그친다. 하지만 이처럼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 각국의 환율과 물가수준을 알아보려는 시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애니콜지수, 초코파이지수도 나왔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주요 도시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애니콜 휴대전화 가격을 비교한 애니콜지수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하인즈 케첩, 기네스 맥주, 롤렉스 시계 등의 가격 비교도 시도했다.

제과업체인 오리온도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되는 초코파이 가격(12개들이 한 상자)을 달러화로 환산한 초코파이지수를 개발해 발표했다.

또 스타벅스의 카페라테 가격을 비교한 카페라테지수도 있다. 한국의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미국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 궁금해진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