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옥련동 옥련여고(교장 장기숙) 내 ‘연정갤러리’에서는 요즘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 3학년 학생들이 지난 학기 미술시간에 교사를 주제로 그렸던 캐리커처 중 작품성이 있는 32점을 모은 ‘선생님∼ 우리 선생님!’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
인자하고 근엄한 모습에서부터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몸짓과 표정까지 교사들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영어 선생님을 그린 김예지(18·3년) 양은 “캐리커처를 그리기 위해 선생님의 몸짓과 손길을 세심하게 관찰하다 보니 가족같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마음까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교내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연꽃 연못’이란 이름의 이 갤러리에서는 지난해 6월 개관 기념으로 인천지역 원로, 중견, 청년작가 45명의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이어 ‘맛이 있는 그림전’ ‘호랑이의 눈 전’ 등 전문 작가를 초빙한 개인전과 기획전을 2, 3주 간격으로 계속 마련했다. 전시관이 부족한 지역 실정을 감안해 전시관을 무료로 빌려 주고 있는 것.
이달 말 캐리커처 전시회가 끝나면 연수구에 사는 화가들을 초청한 기획전과 인천 한국화 전시회, 부부나 부자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름다운 동행전’을 열 계획이다.
학생, 교사, 작가로 구성된 ‘큐레이터부’가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3년생 김예지, 김샛별 양은 올해 서울대 동양화과, 홍익대 서양화과에 합격했다.
이창구 미술교사는 “학생, 교직원 등 480명이 참가해 길이 5m, 높이 2m의 십장생도 대형 벽화를 만드는 등 예술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미술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방학 중에 이어지는 ‘옥련 캠프’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
지난달 원어민 교사를 초청한 영어회화 캠프와 영어 토론 캠프, 고난도 수학 문제를 푸는 수학경시 캠프, 과학경시 캠프, 논술 캠프가 2주간 진행됐다.
참가비는 2만 원이었고 1, 2학년에서 캠프당 10∼60여 명이 참가했다.
1학년생들은 일본 문화탐방도 벌였다. 학생들은 또 충북 음성꽃동네와 전남 고흥 소록도를 방문해 목욕, 식사 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102명이 지난달 음성꽃동네를 다녀왔고, 40여 명이 20∼24일 소록도에 갈 예정.
이 같은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던 나인선(18·3년) 양은 최근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로 뽑혀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