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도로 소래 나들목 설치를 놓고 인천시와 주민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는 4200여 개의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남동공단의 교통 수요를 감안해 소래 나들목을 설치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나들목이 설치될 지점 인근에 사는 3000여 채의 아파트 주민들은 소래 나들목이 설치되면 교통 정체가 심해지고 소음과 매연 등 각종 공해에 시달리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소래 나들목은 영동고속도로 서창 분기점에서 2.7km 떨어진 지점에 설치될 예정이다.
1996년 한국도로공사와 시는 남동구 논현 2지구와 고속도로를 연결하기 위한 나들목 설치 협약을 맺었다. 1999년 논현지구 사업자인 대한주택공사는 소래 나들목 설치 사업비 378억 원을 부담하기로 시와 합의했다.
시와 지역 주민들이 대립하면서 장기간 방치돼 왔던 소래 나들목 설치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해 12월. 시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나들목 설치를 조건부로 승인했기 때문이다.
시는 소래 나들목이 설치되면 남동 나들목 인근의 교통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일 아침 남동공단(근로자 6만5000여 명)으로 출근하는 1만9000여 대의 차량과 화물차량이 러시아워(오전 7∼9시)에 몰리면서 남동 나들목 인근 도로는 만성 정체를 빚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소래 나들목 설치를 계획했을 당시와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나들목 예정지 바로 옆에는 논현 2지구(77만 평), 한화지구(72만 평), 소래지구(9만8000평) 등의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주민들은 나들목이 설치되면 남동공단을 운행하는 대형 화물차량들이 택지지구 내를 통과하면서 매연과 소음을 일으켜 주거환경이 나빠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주택공사가 지난해 소래 나들목 건설에 따른 교통영향평가를 인천발전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나들목 설치가 교통 흐름을 악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 관계자는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 소래 나들목 설치를 승인한 만큼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