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타결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외 이미지를 바꿔 놓을 수 있을까.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9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멀티미디어 제작물인 ‘장막 속의 패션 바꾸기’를 올리고 북한의 새로운 타협 의지로 김 위원장이 기존의 이미지 변화를 시도할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이 코너에서 머리를 민 김 위원장의 얼굴과 손을 ‘바탕 그림’으로 제시한 뒤 패션 리더들에게 새로운 패션을 입혀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팝 문화의 선두 주자인 마크 에코 씨는 김 위원장에게 시내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힙합 스타일의 옷을 입혔다. ‘유행에 민감한 김 위원장’이라는 제목을 단 이 코디네이션에서 그는 김 위원장이 서구사회나 젊은 세대에 호소하고 과거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면 다운타운의 유행에 민감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굽 구두와 부푼 헤어스타일, 군복으로 형상화된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것.
뉴욕 남성의류 패션 연구소장인 마크 에번 블랙먼 씨는 ‘신분 높은 김 위원장’이라는 제목으로 캐주얼한 터틀넥 스타일의 옷을 입은 김 위원장의 패션을 선보였다.
‘배심원의 스타일’이라는 TV 쇼 분장사로 일하는 데이비드 클레머 씨는 김 위원장에게 초콜릿색 재킷을 입히고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펜던트를 달아 줬다.
김 위원장에게 어울리는 새로운 코디네이션 제안에는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그에 대한 조롱도 눈에 띄었다.
토니상 의상디자인 부문 후보에 올랐던 데이비드 울라드 씨는 ‘관광객 김 위원장’(그림)이란 제목으로 김 위원장이 바지 안에 핵무기를 숨기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귀여운 김 위원장’이라는 주제로 디자인을 맡은 뉴욕 디자이너 카일란, 사만다, 클로에 베커먼 씨 자매는 영화 ‘오스틴 파워’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또 다른 자아를 상징하는 ‘미니미’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김 위원장을 형상화한 것. 이들은 김 위원장에게 하트를 그려 넣은 빨간 양말을 신기고 “2007년에는 핵이 아니라 사랑을 널리 퍼뜨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독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바탕 그림에 다양한 패션을 입혀 3월 말까지 회신해 달라고 제안했다. 북한의 핵협상 타결이 생각지도 못했던 미국인들의 인식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