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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해협 횡단/2월16일]“원정 출발! 하필 설 연휴에…”

입력 | 2007-02-20 11:18:00


드디어 원정 출발일이다.

모스크바행 비행기 출발시간은 오후 5시이지만 박영석 대장을 비롯한 대원과 취재진은 오후 2시까지 인천공항에 모이기로 했다. 1년 내내 집을 떠나있는 사람도 설이 되면 집을 찾는 것이 우리네 풍습인데 원정대는 하필 설 연휴에 떠나니…. 베링해협 횡단의 성공 열쇠는 적당히 추운 날씨. 1년에 4개월 백야가 나타나는 북극서클(북위 66도 33분)에 위치하고 있어 여름철엔 24시간 태양이 떠있지만 도보횡단에 필요한 유빙을 찾아볼 수 없으니 불가능하다. 유빙이 탄탄하긴 겨울이 좋겠지만 반대로 24시간 밤이다보니 탐험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가장 좋은 때가 태양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고 겨울 내내 꽁꽁 얼어붙은 얼음들이 아직 해빙되기 직전인 3월이 베링해협을 건너기엔 최적기. 1998년 최초로 베링해협 도보 횡단에 성공한 드미트리 슈파로(dmitri Shparo) 씨나 지난해 성공한 칼 부쉬비 씨 역시 3월에 시도해서 성공했다.

원정 첫 기착지인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비행시간은 8시간 20분. 총 600㎏에 보따리 수만 30개에 가까운 짐을 나르고 부치느라 기진맥진한 대원들은 비행기 좌석에 앉자마자 옆 승객이 민망해 할 정도로 코를 드르렁 골며 골아 떨어졌다.

모스크바 공항엔 러시아 탐험 영웅 슈파로 씨와 현지에 거주하는 김영선 대원이 마중 나와 있었다. 모스크바 숙소는 러시아 교민이 운영하는 팬션형태의 하숙집. 영상에 가까운 서울과는 달리 모스크바는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 얼음 왕국에 도착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모스크바=전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