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도원동 산12 광성고등학교에 요즘 인천지역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가 2005년부터 시작한 ‘맞춤식 대학 진학지도법’을 벤치마킹하려는 것.
인천의 옛 도심권에 있는 광성고는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지원율이 떨어져 매년 70여 개 인문계 고교 가운데 가장 적은 학생(학년당 300명 정도)이 배정된다.
하지만 올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수시모집에 5명(정시모집 1명)이 합격한 데 이어 연세대와 고려대에 각 5명이 입학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인천에서 상위권 성적을 냈다. 재학생 302명 중 290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맞춤식 대학 진학지도는 교무부장과 연구부장 등 10명의 교사가 중심이 돼 이끄는 ‘대학입시전략실’에서 주도한다.
3학년생들에게 3월부터 적성과 능력에 맞는 희망 대학을 선별해 모집요강을 포함한 입시정보와 지원전략을 맞춤식으로 제공한다.
적성고사와 논술·면접 등에 대비한 지도안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눠 주고, 주요 대학의 기출문제를 분석해 교육하고 있다.
학생들의 논리력을 키워 주기 위해 1학년생부터 시작하는 체계적인 독서교육도 진학지도법의 핵심이다.
학기마다 모든 교과목별로 관련도서를 선정한 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해 논리적 사고력을 길러준다.
예를 들어 이 학교 신입생은 3월부터 국어 과목에서 슈바이처 박사가 쓴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를, 사회과목에서는 오지여행가 한비야 씨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기’를 의무적으로 읽어야 한다.
독후감은 수행평가에 반영하고, 중간·기말고사에 독서 내용을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1, 2학년 때 독서와 독후감, 토론, 짧은 글짓기로 실력을 다진 학생들이 3학년에 진급하면 대입논술 강의와 긴 글쓰기에 들어가 통합논술 교육을 마무리하게 된다.
유창현(57) 교장은 “1학년 때부터 독서와 글쓰기 등으로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수험생이 논술학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며 “수시모집 추천서와 자기소개서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 합격한 3학년 박홍종(19) 군은 “1학년 때부터 받은 독서교육이 논술시험을 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선생님의 진학지도를 충실히 따르면 후배들 모두 희망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