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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논술잡기]‘사막은 삶’ 은유의 세계를 익혀라

입력 | 2007-03-03 03:00:00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스티브 도나휴 지음·고상숙 옮김/213쪽·9900원·김영사

대학 당국자들은 대입 논술에 대해 “정상적 고교 과정을 거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이라고 즐겨 말한다. 하지만 수험생에게 논술은 어렵기만 하다. 왜 그럴까? 그 단서의 하나를 우리는 은유의 문제에서 발견한다.

인간의 지식은 종종 은유적 표현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은유는 양날의 검이다. 나만의 적절한 은유를 구사할 경우 문제에 대한 고민의 흔적과 참신한 관점을 드러낼 더없는 기회지만 주어진 은유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할 경우 엉뚱한 답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인생과 사막을 대비한 이 책은 은유의 세계를 익힐 좋은 재료다.

인생은 산을 오르는 걸까? 사막을 걷는 걸까? 변화의 시기에 있어 인생이란 사하라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다. 끝은 보이지 않고, 때론 길을 잃기도 하며 신기루를 좇기도 한다. 부모가 되는 일을 생각해 보자. 끝이 없는 길을 걷는 것처럼 목표를 볼 수가 없고 목적지에 다다랐는지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인생은 사막에 가깝다.

이 책은 사막을 건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막을 여행하는 진정한 방법을 알고 마음속의 나침반을 따른다면 방황 속에서도 오히려 진정한 방향 감각을 얻을 수 있으며 더 높이 일어설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마음의 나침반은 잃어버린 길을 찾아 줄 뿐 아니라 우리를 더 깊은 사막(인생) 속으로 이끌어준다. 무엇보다 그것은 목적지보다 여정 자체에 중점을 두게 함으로써 현재의 삶을 더욱 충실하게 해 준다.

이 책이 주는 공감과 설득력은 일차적으로는 탄탄한 경험이 지닌 가치와 진실성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조금 색다르다고는 해도 소소한 개인의 일상적 경험이 커다란 가르침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깊은 사색과 성찰로 사막의 경험을 인생과 접목한 은유의 힘이다.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멀어지라.” 등등 이 책의 압축적 은유는 삶에 대한 통찰과 내면화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표현들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종종 좌절감을 맛본다. 목표를 추구하고 성취하는 데 중점을 두며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삶에 대한 우리의 시점을 고치기 위해서라도 저자와 함께하는 사막 여행을 떠나보자. 삶에 대한 저자의 지혜와 처방전은 우리의 삶을 고양시키고, 일상적 경험들을 삶의 푯대로 이어주는 은유의 묘미는 글쓰기의 참맛을 제공할 것이다.

문재용 서울 오산고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