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휴지통]제자 허물 감싸준 ‘따뜻한 마운드’

입력 | 2007-03-03 03:00:00


前프로야구선수 생활고에 모교 야구장비 훔쳐

은사들 “처벌 원치않아”… 경찰 영장신청 안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모교에서 야구 장비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가 2일 야간건조물침입 절도 혐의로 입건한 A(25) 씨는 대학 졸업 후 2년여 동안 프로야구 B구단에서 주로 2군 선수로 뛰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소속팀과 계약을 하지 못했다.

카드 빚 500여만 원에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A 씨는 1월 초 자신이 졸업한 C고교 야구부 창고에 들어가 새 야구공 1200개를 훔쳤다. 이어 10일 뒤 모교인 D대학 야구부에서 야구공과 글러브 등을 빼냈다. 훔친 장비의 가격은 2280만 원 정도. A 씨는 장비를 인터넷 카페에 올린 뒤 정상 가격의 절반에 팔았다.

경찰은 ‘야구 장비를 싸게 파는 카페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해 A 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금액이 크고 죄질도 나빠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A 씨의 은사인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합의가 된 데다 동종 전과가 없어 검찰에 ‘석방’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마산=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