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하순으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미 하원의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려는 일본 정부와 자민당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일본은 아베 총리 관저 주도로 미국 정부나 관계의원에게 ‘채택 저지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홍보보좌관을 미국에 파견해 학자와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신문 편집책임자, 정부 관계자들에게 결의안의 ‘문제점’을 홍보했다.
앞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안보보좌관도 12일부터 16일까지 워싱턴 정가를 순회하며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 위안부 결의안에 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미 하원에선 이와 비슷한 결의안이 상정돼 7, 8차례나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회의 상정권을 가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고 소관 상임위원장인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도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 과거 어느 때보다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흐름에 자극을 받아 자민당 내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은 1일 일본군의 군위안부 개입을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담화의 수정을 추진하는 모임을 열고 수정제안을 정리해 관저에 제출하려 했으나 일단 다음 주로 연기했다.
아베 총리도 3·1절인 1일 퇴근길에 기자들 앞에서 (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증명할 증언이나 입증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혼다 의원은 1일 성명을 내고 ‘일본군위안부 만행은 숨길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혼다 의원은 “역사적 기록과 최근 위안부 할머니들의 미 하원 청문회 증언, 고노 전 관방장관의 개인적 사죄는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2차대전 당시 최대 20만 명의 여성을 성노예로 내몰았음을 명백히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