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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아 ‘야호’ 무리하다 ‘어휴’… ‘봄마중 운동’ 조언

입력 | 2007-03-05 03:00:00

봄을 맞아 산을 타거나 조깅을 하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단련시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등산이나 조깅을 할 때는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운동량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새싹이 돋아나 초록빛이 온 천지를 뒤덮을 봄이 성큼 다가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펴고 등산 조깅 등 봄철 운동을 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겨울을 지내면 몸의 근골격계는 경직되고 근수축력이 약해지며 피하지방이 많이 축적돼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운동을 갑자기 하거나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어 숨이 차기 쉽다”고 말했다.

봄철에 많이 하는 운동인 등산 조깅을 즐길 때 초보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을 짚어 봤다.》

● 등산-코와 입으로 호흡… 휴식 땐 배낭 멘 채 서서

등산은 싱그러운 풀과 숲을 감상하는 동시에 도시생활에 지친 심신도 함께 단련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초보자는 굳이 정상에 오르려고 고집 부릴 필요가 없다. 힘들 때는 되돌아가는 느긋한 마음이 필요하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 산악인 한왕용(에델바이스 홍보부장) 씨는 “올라갈 산을 고를 때는 대체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다니는 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면서 “4월까지는 산의 날씨 변화가 심하므로 초콜릿 등 여분의 식량과 여벌의 옷을 반드시 챙기자”고 말했다.

짧은 거리의 산행에는 무게가 가볍고 밑창이 부드러운 등산화가 좋다. 반면 장거리 산행에는 바닥의 요철 충격을 발바닥 전체로 균등하게 분산시켜 주는 딱딱한 밑창을 가진 등산화가 좋다. 등산할 때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으며 출발할 때는 약간 추울 정도로 가볍게 입는 것이 좋다.

산행 중 겪는 첫 번째 고통은 숨이 차오르는 것. 운동량에 비해 산소와 혈액의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행 중에도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하지만 실제 산행에 필요한 산소량을 코의 호흡만으로 충분히 공급할 수 없다. 을지대 물리치료학과 최병옥 교수는 “산행 중에는 평소보다 15배나 많은 1분에 약 150L까지 공기를 마셔야 할 때도 있다”면서 “1분에 코로 들이마실 수 있는 공기는 최대량이 57L에 불과하므로 코와 입으로 충분한 공기를 들이마셔야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걸을 때는 양 어깨의 힘을 빼고 편한 자세로 상체를 앞으로 조금 굽히며 무릎은 조금만 올리면서 한 발짝씩 내딛어야 한다. 짧게 휴식을 취할 때는 배낭을 벗지 않고 나무와 바위 같은 데에 몸을 기댄 채 서서 쉬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래 쉬면 적당히 적응되고 가열된 신체가 원상태로 굳어져 다시 걸을 때 힘이 더 든다.

● 조깅-뛰기 전 관절운동 충분히… 일주일에 24km가 적당

조깅 전에는 반드시 발목, 무릎, 허리 부위의 관절을 잘 풀어 줘 조깅 시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른 새벽이나 밤에 운동을 할 경우엔 밝은 색상이나 야광 띠를 착용해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조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화”라며 “일단 발에 잘 맞고 발뒤꿈치의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운동화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화 바닥의 한쪽 면이 지나치게 닳으면 발목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새것으로 교환해야 한다. 운동 중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주스나 음료보다는 물을 마시는 것이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조깅할 때는 몸 전체를 옆에서 보았을 때 머리부터 몸통 엉덩이까지 일자 형태로 반듯하게 서서 약 5도 앞으로 기울인 자세가 좋다. 똑바로 선 자세에서 머리를 들고 시선은 전방을 주시한다. 어깨의 힘은 빼고 가볍게 주먹을 쥔 상태에서 편안하게 팔을 흔든다.

발을 디딜 때엔 발뒤꿈치,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서로 닿도록 한다. 조깅의 운동 강도는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가 적당하다. 초보자는 무조건 달리는 것보다는 걷기와 조깅을 반복하며 걷는 시간을 조금씩 줄이고 조깅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24km 거리가 신체에 무리가 없다. 운동을 시작한 뒤 몸 속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까지는 약 20분이 소요된다. 따라서 적어도 20분 이상은 멈추지 말고 운동한다. 걷기 5분, 그 다음엔 달리기 5분 식으로 몸을 적응시킨 뒤 20분을 목표로 시간을 늘린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운동 전 의사의 상담이 필요한 사람▼

① 35세 이상으로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경우

② 최근 한 달 내에 가슴 통증이 있었던 경우

③ 운동을 할 때 가슴이나 좌측의 어깨 팔 목 부위에 통증이나 압박감이 느껴진 경우

④ 조금만 무리해도 숨이 차는 경우

⑤ 자주 현기증이 나는 경우

⑥ 이전에 병원에서 심장이 나쁘다는 말을 들은 경우

⑦ 고혈압이 있는 경우

⑧ 당뇨 등 다른 만성질환으로 병원에 다닐 경우

⑨ 뼈나 관절에 문제가 있는 경우

도움말=을지병원 재활의학과 김현정 교수

▼봄철 운동 부상 예방법▼

▽어깨 관절 풀기=약간 다리를 벌린 채 바로 선 자세에서 목과 어깨 관절을 한 바퀴씩 크게 돌려 가동 범위를 넓혀 준다.

▽목 관절 풀기=목은 좌우, 어깨는 시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번갈아 가면서 돌려 경추 및 주변 근육을 풀어 준다.

▽척추 및 주변 근육 풀기=하늘을 향해 두 손을 깍지 낀 채 기지개를 쭉 펴서 척추의 배열을 가지런히 하고, 기지개를 편 양손을 가슴 앞으로 쭉 당겨 등 근육을 이완시킨다. 다시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편 자세에서 좌우로 허리를 숙여 척추 주변 근육을 푼다.

▽손목, 발목 관절 풀기=손목과 발목을 한쪽씩 번갈아 시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빙그르르 돌린다.

도움말=척추질환 전문 자생한방병원 윤유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