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心은 내편” 불심 잡기에 나선 한나라당 대선주자들. 4일 충북 단양 구인사를 찾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합장배례를 하고 있다(위). 같은 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를 방문해 불자들을 만났다(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49재 20주년 천도재’에 참석했다. 단양=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연합뉴스
한나라당 경선의 중대 길목인 3월을 맞아 대선 주자 사이에 본격적인 ‘입’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주자들과 관련된 정책토론회나 후보 검증 청문회 등이 잇달아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정책과 주자를 검증하라”=8일 국회에서 열리는 참정치운동본부 주최 ‘한나라당 정책 및 공약 평가대회’에서 각 진영이 격돌한다. 정책 및 공약 평가대회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 대리인 윤건영 의원, 박근혜 전 대표 측 대리인 이혜훈 의원,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 대리인 정문헌 의원이 토론에 참여해 각 진영의 공약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이어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초선모임’은 ‘대선후보 정견발표회’를 계획하고 있고, 당 지도부는 ‘후보 청문회’를 준비 중이다. 한나라당 내 ‘중심모임’도 당이 중심이 돼 철저한 검증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3인 3색 반응’=이 전 시장 측은 정책토론회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후보 검증 청문회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다. 후보 검증 청문회의 실효성 여부가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네거티브(비방·폭로) 공방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4일 “각 캠프가 후보 검증 청문회를 요청하고 당 검증위원회가 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한다면 따르겠다”면서도 “청문회가 후보 검증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며 여운을 남겼다.
박 전 대표 측은 당이 중심이 된 ‘후보 청문회’는 물론 정책 및 도덕성에 대한 검증이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한선교 대변인은 “지지율 여론조사는 많았지만 정책이나 자질 검증은 그동안 거의 없었다”며 “만시지탄이지만 당의 검증에 적극 응하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 측은 후보 검증 청문회 개최를 경선시기와 방식을 논의할 때 함께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희 손 전 지사 비서실장은 “경선 룰 합의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당 경선준비위원회 아래 있는 후보검증소위를 후보청문기구로 확대하고 외부 인사도 참여시킨 뒤 국회 청문회 수준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엇갈린 실효성 평가=후보 청문회나 각종 정책 토론회 개최가 주자들 검증에 도움이 되느냐를 놓고 당 안팎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당이 나서 자기 당 주자 검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당이 중심이 돼 검증을 할 경우 주자 상호간 불필요한 네거티브 공방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예정된 토론회나 청문회가 각 주자의 정책을 주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검증 공방’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의 ‘장(場)’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