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인근에 위치한 경북 경주시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건립과 공단 조성 문제 등을 둘러싸고 자주 마찰을 빚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주시는 외동읍에 건설하는 하수종말처리장 내에 하루 처리능력 20t 규모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설치해 올 연말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들어서는 곳은 경주 도심에서는 많이 떨어졌지만 울산 북구 중산동과는 불과 2km 정도 떨어진 곳.
이 때문에 중산동 주민들은 “중산동에는 이미 관할 북구청이 운영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있어 지금도 악취 피해를 겪고 있다”며 “경주시가 또다시 인근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가동하면 주민들의 피해는 더욱 커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주시는 또 지난달 초 외동읍 녹동마을 일원 7800여 평에 자동차 부품공장 건립 사업을 허가했다.
공장이 들어설 곳은 울산 북구 달천마을 계곡 상류에 위치해 오염물질이 빗물을 타고 마을 상수원과 농업용수원인 만석골 저수지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북구청은 지난달 말 공장용지 조성을 취소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경주시에 발송한데 이어 북구의회도 2일 현장조사를 했다.
그러나 경주시는 허가가 난 공장은 폐수발생 업종이 아니고 사전환경성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초래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경주시는 2000년 울산 북구 천곡동과 인접한 외동읍 문산리 일원 5만여 평에 공장 조성사업을 허가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인근에 30만 평 규모의 공단 조성사업 허가를 내줘 현재 용지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천곡동 주민들은 “지금도 부품 운반차량이 마을 안길로 다니고 있어 소음과 분진, 교통사고 위험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단을 추가로 조성하려면 대체도로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문산리에 새로 조성되는 공단의 진출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 울산과 연결되는 동천강에 다리를 새로 개설하는 것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석구 울산 북구청장은 “동천강을 끼고 있는 울산 북구와 경주시는 앞으로도 환경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며 “두 자치단체 간 행정협의회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