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개혁의 하나인 전자 호구(첨단 전자 칩을 머리 및 몸통 보호구에 부착해 타격할 때 득점 여부를 표시하는 장치)가 첫 시험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전자 호구 몸통을 손으로 살짝 가격해도 점수가 올라가고 전자호구가 없는 부위에서는 점수 체크가 안 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
이에 따라 5월 중국 베이징 세계선수권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자 호구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5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국제대회에서 확인된 문제를 보완해 전자 호구를 2009년 세계선수권부터 본격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정원 WTF 총재는 이날 총재단 회의에서 "전자 호구의 기술적인 측면을 보완한 뒤 국제대회를 열기로 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전자 호구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WTF는 전자 호구를 제작하는 업체인 라저스트에 몸통 전체에 전자호구를 붙이는 방법 등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조 총재는 "100% 공정성을 확보한 뒤 전자 호구를 도입하라는 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입장인 만큼 착실하게 전자 호구 시스템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보완할 부분이 많은 전자 호구를 철저한 검증 없이 국제대회에 선부터 보인 것은 섣부른 처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