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머타임제가 예년보다 3주 앞당겨진 4일 시작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컴퓨터 내장 시계의 착오로 인한 '미니-Y2K'를 막기 위해 비상에 걸렸다고 5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임금 지불이나 구매 및 제조에 영향을 주는 대형 데이터 처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해외 출장과 회의 일정을 조정하느라 기업들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미국의 각종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시계들은 서머타임이 처음 시작된 1986년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미국 의회가 올해부터 서머타임을 한 달 간 연장해 3월 둘째 일요일부터 11월 첫째 일요일까지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착오가 불가피해졌다.
전산 전문가들은 1999년 말 컴퓨터가 '2000'년도를 인식하지 못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던 재앙 'Y2K'에 빗대어 이를 '미니 Y2K'라고 부른다. 주식 거래부터 공장의 정시 생산시스템, 호텔의 자동 모닝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만반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 소프트 아웃룩 메일 프로그램으로 병원 진료나 약속시간을 관리해온 개인들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에서는 7000개 공기업이 미니 Y2K를 막기 위한 시스템 조정 작업에 들어가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3억5000만 달러(약 3330억 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보다 2주 늦은 25일 서머타임이 시작된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