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전신애(사진) 미국 연방 노동부 차관보는 7일 오후 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21세기의 특징은 여성의 사회 진출, 글로벌 경제, 과학기술 혁명”이라며 “3대 메가 트렌드를 파악하고 끊임없이 준비하라”고 힘줘 말했다.
전 차관보는 “미국 여성들의 평균 수입은 남자들의 81%에 불과하지만 대학교를 갓 졸업한 여성만을 비교하면 남성 수입의 95%”라며 “이는 여성들의 ‘실력’ 덕분이며 자신의 재능을 끊임없이 키워 능력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미국 공직 생활을 통해 터득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자질(quality)을 제시하며 ‘준비된 여성’이 될 것을 주문했다.
첫 번째는 자신의 능력 및 자질 등을 파악하고 자신감을 갖는 것. 즉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Do you know who you are?)’는 것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갔을 때 내 자신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이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정직”이라며 “사회에서 실패하는 사람은 대부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없이 잘못한 것을 시인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로 전 세계가 연결된 글로벌 경제에선 “‘준비된 사람’만이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고 그는 말했다.
전 차관보는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지속적인 교육’과 ‘삶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졸업장 하나를 갖고 교육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라”면서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학생들에게 교육을 통한 배움뿐 아니라 “인턴이든 자원봉사든 무엇이든 하라”면서 “나는 미국에서 선교회 회장을 하며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통합하고 조직을 이끌어 나가면서 리더십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 밖에 △변화의 중심에 서는 것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 △다양한 사람과의 조화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 등을 성공하는 리더의 자질로 꼽았다.
전 차관보는 1965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노스웨스턴대에서 교육 및 사회정책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일리노이 주 ‘이중언어교육센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난민교육센터 소장, 복합문화교육연구원장, 미국 일리노이 주지사 아시아담당 특별보좌관 등을 지냈으며 1991년 미국 연방정부 사상 최초로 노동부 차관보급 여성국장에 발탁돼 이후 10년간 일리노이 주 노동부 장관직을 맡았다,
이화여대는 이런 공로로 1996년 전 씨에게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수여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5년뒤 정치인-교수 넷중 한명은 여성”▼
현재 여성 리더 비율이 10%대인 언론계, 정치계, 학계, 법조계 등의 여성 리더 비율이 2012년에는 2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경제계(기업 최고경영자 및 임원 수 기준)는 2012년 여성 리더 비율이 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여성 리더 계층의 부상과 전망’ 보고서에서 “사회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전문성, 자격증, 경력 등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에 진입한 여성 리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 연구소는 2012년 각계 여성 리더 비율을 추산한 결과 여성 리더 비율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 분야는 언론계로, 2012년에는 현재 18%인 여성 기자 및 논설위원 비율이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치계는 여성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 비율이 현재 13%에서 2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으며, 학계도 여성 교수 비율이 18%에서 23%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법조계는 여성 판사, 검사, 변호사 비율이 12%에서 2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으며,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은 9.6%에서 15%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조사 대상 분야 중 최하위는 경제계가 차지했는데,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임원의 비율은 현행 3.5%에서 5%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보고서는 “교육 기회와 전문 자격증 취득 확대로 고등교육 부문에서는 이미 남녀가 대등한 단계에 진입했다”며 “다만 30, 40대 여성들이 가사와 일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