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이 사랑으로 가득하지 않다면 우리 마음이 순수하고 깨끗하지 않다면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없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과 접촉할 때마다 고통스러운 그리스도의 몸을 만지고 있다고 믿는다.”》
“세계는 가장 큰 것을 잃었다. 테레사 수녀는 이제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 전 세계 특히 인도는 테레사 수녀의 사망으로 더욱 가난해졌다. 마하트마 간디가 인도에 속하고 자신의 뜻대로 인도를 세웠다면 마더 테레사는 그 인도를 세계의 것으로 만들었다.”
1997년 테레사 수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인데르 쿠마르 구지랄 당시 인도 총리가 남긴 말이다. 그의 죽음 앞에서 기독교권 국가들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다른 종교를 가진 알바니아나 인도 정부도 공식적으로 애도를 표했다. 테레사 수녀는 그가 죽을 때까지 이루려고 노력했던 것, 종교를 넘고 인종을 넘어 모두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죽음의 순간에 연출해냈던 것이다. 그 원동력은 그가 일생 동안 보여 줬던 소외된 사람들을 섬겼던 사랑과 자비와 청빈의 힘이었다.
‘마더 데레사 자서전’은 마더 테레사에 대한 각종 인터뷰, 편지, 대화 등을 자서전 형태로 편집한 글이다. 그가 평생 걸어온 삶의 기록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그것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감동을 느끼는 한편 부담스럽기도 하다. ‘과연 나는?’이라는 자기 반성적 질문이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더 테레사는 모두에게 자신처럼 살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가 이끄는 ‘사랑의 선교회’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은가’라고 질문을 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성스러움은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우선 가족 가운데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간단한 일을 권고하고, 그 다음에 앞집에 사는 이웃, 그 다음에 근처에 사는 가난한 사람을 찾아볼 수 있도록 권유하라.”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이유를 앞세워 펼쳐지는 온갖 화려한 구호와 정치 사회적 퍼포먼스들을 무색하게 하는 현답이었다. 나눔과 사랑의 실천이 어렵지 않다는 것은 그가 우리에게 남겨 준 가장 큰 가르침이자 숙제이기도 하다.
마더 테레사는 가난 해결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현대사회가 실은 역사상 가장 가난한 시대라는 점을 일깨웠다. 물질적 가난보다 정신적 가난으로 고통 받는 현대인의 우울한 자아를 우려했던 것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질병은 나병이나 결핵이나 혹은 암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고독이나 자기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는 언젠가 실험을 했는데, 그 내용은 봉사활동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한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체내 면역기능이 향상된다는 것이었다. 이 실험에 따르면 마더 테레사의 전기를 읽어도 면역기능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것을 ‘테레사 효과’라고 부른다. 사랑의 힘은 진실로 사람을 강하게 해 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마더 테레사의 자서전을 꼭 한 번 읽도록 권하고 싶다.
표혜령 화장실문화 시민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