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기석(59·교육학·사진) 교수가 좌파 성향 정부가 대학을 너무 통제하고, 퇴물 좌파 교수들이 임시(관선)이사 대학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대화문화아카데미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가진 ‘한국 대학의 미래와 교육의 거버넌스(지배구조)’란 교육전문가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정권의 좌파 성향 탓에 청와대는 특정 대학의 입시 전형 요소에 대한 세부적인 간섭을 자행하고 교육인적자원부가 이에 총대를 멨다”며 “교육부는 엄격한 학점관리 등 개별 교수가 해야 할 일에까지 간섭하면서도 책임질 일은 하지 않고 안 해도 되는 일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서울대 통합논술 정책을 비판하면서 서울대 폐지론까지 거론한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어 “최근 한물간 운동권 교수가 느닷없이 재단의 이사장, 이사, 감사, 총장으로 나타나는 등 부귀영화에 굶주려 온 퇴물 좌파 교수의 전성시대가 됐다”면서 “이를 방기한 교육부에 책임이 있으며 (교육부가) 관선이사 선정도 정치권 눈치를 살핀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교육과 관련해 “역대 정부가 과외를 잡는다고 매달리는 바람에 과외가 내성이 더 커져 항생제(보완대책)를 무력화할 만큼 진화했다”면서 “사교육은 시장에서 상한가를 달리는 상품이 됐고 공교육의 영역을 침범해 공(公)과 사(私)의 구분조차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중앙에 권력이 집중되면서 공교육의 거버넌스는 사실상 난파 상태가 됐다”며 “교육관료 기구는 갱신 대상임에도 개혁의 주체인 양 변신해 오랫동안 업적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토론회 도중 본보 기자와 만나 “교육부가 겉으로는 사학을 비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특수·유착관계다”면서 “김진표 전 교육부총리는 교육발전에 기여한 사학들을 싸잡아 비판하고는 훈장을 주는 모순된 행동을 했다. 지난 10년간 운동권 출신 교수가 관선이사로 꾸준히 많이 나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정부가 챙기고 돌봐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할 수 없는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교육을 양극화 문제로 풀어나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육사회학 분야의 권위자로 교육계에서는 원로급에 속하며 2005년 교육부의 고교평준화와 학업성취도에 관한 정책연구 책임을 맡기도 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