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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토크]와인도 재테크 수단… 경매 이용하면 재미 쏠쏠

입력 | 2007-03-10 03:01:00


샤토 마고, 샤토 라피트 로쉴드, 샤토 무통 로쉴드, 샤토 라투르, 샤토 오브리옹.

최고의 명품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보르도의 5대 와인이다. 특히 2000년 빈티지는 ‘일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와인’으로까지 불린다.

가격도 2003년 출시 때보다 2배 정도 뛰었다. 품귀 현상이 심해 실물을 구경하기도 힘들다. 와인 사이트에 들어가 2000년 빈티지의 보르도 와인을 찾으면 ‘Sold Out(매진)’이란 글자만 나타난다.

이는 일부 와인 수집가들이 투기를 위해 사재기를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재테크’ 목적으로 와인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마시면 그만인 와인이 어떻게 돈벌이 수단이 될까.

생산량과 빈티지에 답이 있다. 와인은 해마다 품질이 다르다. 가격도 달라진다. 와인 수요는 계속 늘지만 한 해에 생산되는 와인 생산량은 정해져 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된다. 시간도 변수다. 좋은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면서 더 좋아져 가격이 뛴다.

따라서 그레이트 빈티지의 와인을 오랫동안 잘 보관하면 그 가치는 뛰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2000년 외에도 1945년, 1961년, 1982년, 1990년, 2005년을 그레이트 빈티지로 꼽는다. 예를 들어 1999년산 샤토 무통 로쉴드는 60만 원인데 딱 1년 차이인 2000년산은 100만 원이 넘는다.

소장 가치가 높은 와인으로는 보르도 5대 와인 외에 르팽, 페트뤼스, 샤토 슈발블랑, 샤토 디켐 등이 꼽힌다. 이탈리아에서는 안젤로 가야와 안티노리 등 와인 명가에서 만드는 고급 와인과 사시카이아 등 슈퍼 투스칸이 해당된다.

와인 재테크의 핵심은 양질의 와인을 싸게 구입하는 것. 와인을 병에 넣기 전에 미리 구입하는 선물 주문과 경매를 이용하면 특급 와인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선물 주문은 유통업체 등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되므로 현실적으로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 경매를 주목한다.

와인 옥션의 조정용 대표는 “이벤트 경매에서 소장 와인을 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3년 전 페트뤼스 2000년산 6병을 150만 원에 구입해 1년 뒤 두 배의 가격으로 판 고객이 있다”고 소개했다. 페트뤼스 2000년산은 현재 병당 400만 원을 호가한다.

▽잠깐!=투자 목적으로 와인을 구입하면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 자칫 보관을 잘못하면 본전도 못 건질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와인 보관업체에 위탁하거나 빈티지 와인용 냉장고에 넣어 둬야 한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