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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내가 어떻게 하는 가 지켜봐 달라”

입력 | 2007-03-15 11:15:00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5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서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15일 “서강대학교 교수로 있다가 보궐선거 출마할 때 학생들에게 ‘내가 무엇이 되는가를 보지 말고 어떻게 하는가를 지켜봐 달라’고 했는데 아직 그 신념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서포럼 초청 특강에서 “온 세계의 기운이 한반도에 집중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한반도가 동북아시아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미래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데 앞장서 제 몸을 바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변화 문제에 대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불과 한 달 전 6자회담 타결을 앞두고 대북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했을 때의 반응은 어땠느냐”며 “당에서는 난리가 났고 언론에서는 ‘손학규 변신했나’라는 기사까지 나왔었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김대중 정권 때에도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계승 발전해야 한다는 말을 했었고 이번에도 똑 같은 말을 했다. 결코 변신이나 노선의 수정이 아니다”며 “국가정책과 남북평화정책은 미래를 보고 나가야한다. 먼 미래는 못 보더라도 최소한 한 달 안, 일주일 앞의 미래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전 지사는 “대북포용정책을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 시점은 6자회담이 타결되기 4~5일 전 이었다”고 강조하며 “이것은 동북아의 흐름이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DJ 햇볕정책 알레르기, 기득권층 그리고 지역적으로 대립되어 있는 곳에서 이 알레르기가 있다. 이것을 극복하지 않는 한 대북포용정책은 성공적으로 추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DJ 햇볕정책 지지 이유에 대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목표로 하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옥죄고 제재해서 폭동이 일어나서 북한이 무너질 것이라는 것은 허구다”며 “국민이 가난하다고 해서 변하지 않는다. 폭동이 있어도 체제가 변하지는 않는다. 북한이 붕괴되면 중국이 가만히 놔두겠느냐.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북한 핵이 다 폐기되고 나서 지원하자는 엉터리 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역사와 시대가 변하는데 아직도 옛날에 안주해서 옛날로 자꾸 돌아가고자 하는 리더십으로는 결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무능으로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국민들의 마음을 찢어 놓았지만 노무현의 반대되는 모든 것이 정답은 아니다”며 “노 정권이 잘 못 되었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60-70년대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 갈 수 없다. 세몰이 줄 세우기가 횡횡하는 것을 여러분들 보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강연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고 기자들의 쏟아진 질문에도 전혀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비열린우리당·반한나라당 성향의 ‘전진코리아’ 창립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 전 지사가 당 경선에 불참하고 탈당해 중도세력 규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