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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한술 더 떠 “100명도 바로 퇴출시킬 제도”

입력 | 2007-03-15 17:33:00


서울시의 ‘3% 퇴출후보 공무원’ 명단 마감을 앞두고 공무원 조직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15일 “무능한 공무원을 바로 면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김 지사는 이날 발언은 서울시의 인사제도 보다 더욱 강력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 지사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처럼 퇴출후보 3%를 의무적으로 정해 놓는다면 전체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며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에 미달되면 100명이라도 바로 퇴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는 도민과 공무원이 서로 윈-윈 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여러 가지 외풍을 막고 중립을 지키며 양심껏 일할 수 있도록 공무원 신분을 법으로 보장해줬지만, 이젠 시대가 변했고 민간 부분과 경쟁을 해야 된다”며 “무능하고 무사안일한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 가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부분 공무원들이 참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공무원 조직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공무원들의 ‘철밥통’ 보신주의 문제는 인사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인사시스템의 객관적인 업무 평가 기준에 대해 “대원칙은 성과, 고객중심 그리고 시장 논리가 접목돼야 한다. 업무 평가를 계량화 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직 내에서는 업무 태만, 무능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 30%, 40%, 10%로 나눠 평가하고 당근과 채찍 개념을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노조하고도 충분히 상의해 합리적인 안이 결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준비하고 있는 인사제도는 퇴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열심히 하자는 경쟁체제의 도입”이라며 “공무원 조직의 연공서열 개념은 마치 1차선 편도 같다. 차선을 여러 개를 만들어 저속차량은 천천히 고속차량은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혁신안을 6월 말 정도에 구체화해서 7월 조직개편 과정에서 조금 반영시킬 계획”이라며 “좋은 반향을 일으켜 하부 기초자치단체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서울시의 ‘퇴출 공무원 3% 의무화 계획’에 대해 일반인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63.8%가 찬성 의견을 표시하고 반대 의견은 16.3%에 그쳤다. 모름 무응답은 19.9%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73.0%로 여성 55.5%에 비해 적극적인 찬성입장을 보였고, 연령별로는 40대(73.1%), 30대(66.6%), 50대 이상(59.9%), 20대(51.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 11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