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하다. 피곤하다. 졸린다.
봄이 되면 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잘 온다. 겨울철 활동량이 적었던 인체의 생체리듬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낮 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면 근육이 늘어나 나른함을 느낀다. 움직임이 많아지면 칼로리 소비가 증가하고 자연히 각종 영양소를 더 필요로 한다.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향기와 쓴맛으로 코와 혀를 자극해 입맛을 돋운다. 부드러운 섬유질은 소화기관의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해 대장암을 예방하기도 한다.
봄나물은 날로 먹어야 영양 손실이 적다. 굳이 요리한다면 식초를 넣어 초무침을 하거나 살짝 데친 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세종문화회관 뷔페 레스토랑 ‘벨라지오’의 강남기 조리장은 “봄나물을 발사믹 소스나 파르메산 치즈와 함께 섞어 먹으면 영양소 파괴가 적고 맛도 색다르다”고 조언했다. 그는 “김밥에 들어가는 채소를 봄나물로 대체하는 것도 아이디어”라고 덧붙였다.
봄나물 밥상은 자칫 채소 일색이 되기 쉬우므로 생미역이나 파래, 김, 톳 등 해조류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어패류, 육류 등을 적절히 섞어 상을 차리는 것은 기본 센스.
봄철 어패류로는 조기 병어 민어 대구 등 흰 살 생선과 오징어, 삼치, 꽁치, 고등어, 멸치, 바지락 등이 있다. 흰 살 생선은 단백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불포화 지방산이 들어 있어 성인병을 염려할 필요 없이 맘껏 먹어도 괜찮다.
세종호텔 한식뷔페 ‘은하수’의 이광진 조리장은 “봄나물을 조리할 때는 파나 마늘처럼 강한 양념을 되도록 줄여 봄나물 특유의 맛과 향을 살린다”고 말했다. 그는 “대합이나 모시조개 등 조개류를 넣어 국이나 전골을 끓여도 좋다”고 덧붙였다.
봄나물은 신선할 때 곧바로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나물도 시들면 맛과 향이 훨씬 덜하다. 데칠 때는 최대한 짧은 시간에 끝내고 곧바로 찬물에 담근다. 데치는 시간이 길면 영양소 파괴는 물론 고유의 맛과 향을 잃고 질감 또한 좋지 못하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3색 봄나물 조리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