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되고 싶어/리디아 멍크스 글 그림·바리 옮김/32쪽·8000원·중앙출판사(4∼6세)
고양이 ‘키티’는 부럽다.
“개는 재미 보따리야. 공원은 온통 개의 놀이터지. 개는 도둑도 잡아. 게다가 (‘래시’처럼) 영화배우로 스타까지 될 수 있잖아. 난 따분하기 짝이 없어! 개가 되고 싶단 말이야!”
키티의 푸념은 낯설지 않다. 아이들은 종종 무조건 친구를 부러워한다. 꼭 아이뿐이랴. 어른도 남의 떡은 항상 더 크고, 이웃집 잔디는 더 푸르기만 하다.
하지만 개 팔자가 꼭 ‘상팔자’일까? 개는 닳아빠진 뼈다귀를 핥아야 하고, 목줄에 묶여 끌려 다니고, 툭하면 주인을 위해 재주도 부려야 한다. 이 그림책은 아이에게 누구나 장단점이 있다고, 너의 장점도 찾아보라고 일러준다.
깜깜한 밤에도 환히 볼 수 있는 눈과 소리 없이 사뿐사뿐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한 몸을 가졌음을 깨닫는 고양이 키티처럼.
이번엔 집 지키느라 피곤한 개가 고양이를 부러워할 차례다. “고양이는 재주 덩어리야. 난 고양이가 되고 싶어!”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