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 의원
민주당이 내달 25일 치러지는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차남 홍업 씨를 전략공천키로 한 것을 두고 당내 반발이 거세다.
당 대변인이자 전남도당위원장인 이상열 의원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략공천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치적인 상황이나 현실, DJ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김 씨의 공천은 철회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 의원은 “3월초 공직후보자자격심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을 때 ‘지역 여론을 고려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해서 이달 18일까지 후보 공모를 실시했고, 그 결과 네 명의 후보가 신청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후보 신청도 하지 않은 김 씨를 전략공천키로 한 것은 원칙과 정도에서 벗어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김 씨의 전략공천은 지역민과 지역 당원들의 의사와도 동떨어진 결정”이라며 “지금 해당 지역에선 김 씨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상당히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의 자식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아서야 되겠느냐”며 “당의 공천 결정은 공정한 룰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당원을 동등하게 대우해주지 않은 이번 결정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김 씨의 당선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는 “현재 지역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며 “무소속 후보로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누가 나오든)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순형 의원도 “김 씨의 전략공천은 국민과 당원의 기대를 저버린 잘못된 결정”이라며 “김 씨는 사면·복권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근신하고 자제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의 자제로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도덕적 의무”라고 질타했다.
한편 DJ측 최경환 비서관은 “김 씨의 출마로 국민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서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DJ는 김 씨가 (선거에서) 심판을 받아 지역과 국가를 위해 좋은 봉사를 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