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강신호 회장의 차남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의 경영 참여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부자(父子)간에 벌어졌던 경영권 분쟁은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이라는 극한 상황을 피하고 대화로 매듭짓게 됐다.
동아제약은 “강신호 회장과 강문석 대표, 유충식 동아제약 부회장 등이 제약계 원로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화해하고 회사 발전에 함께 기여하기로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은 29일 열릴 예정인 주총에서 강 대표와 유 부회장을 사내(社內)이사 후보로, 강 대표 측이 추천한 권성원 포천중문의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하기로 했다.
강 대표와 유 부회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수석무역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주총 이전에 막판 극적인 타협을 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이 낮아 경영권 위협에 취약한 상황에서 부자간 갈등이 경영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합의에 이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난제도 적지 않다.
당장 강문석 씨가 이번 주총에서 동아제약 대표로 복귀할지도 관심거리다. 부친인 강 회장은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강 대표와 이복동생 강정석 동아제약 전무 간의 앙금도 경영권 분쟁 재발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표이사 복귀 문제는 현 경영진과 의논해 결정할 것”이라며 “동아제약 영업본부장과 동아오츠카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강 전무는 한 군데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004년 동아제약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강 대표는 1월 말 “동아제약 경영에 참여하겠다”면서 주주 제안을 내며 강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