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학 중인 한국 학생이 전자현미경 수준의 배율을 구현할 수 있는 광학현미경용 렌즈를 개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박사과정에 다니는 이혜석(사진) 씨는 22일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크기(130nm)의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하이퍼 렌즈’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3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는 기존 광학현미경으로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물체의 절반이 채 안 되는 크기다.
이 씨는 또 “해상도를 2배 이상 높였기 때문에 빛이 휘는 굴절현상으로 보지 못한 nm 크기의 물체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광학현미경은 관찰 대상이 작아질수록 빛이 산란해 일정 크기보다 작은 물체는 관찰하기 어려웠다. 또 전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보다 더 작은 물체를 관찰할 수 있지만 살아 있는 세포나 부도체 같은 물질은 관찰할 수 없었다.
이 씨는 “그간 이론으로 존재했던 나노 크기 구조를 볼 수 있는 렌즈를 실험으로 입증했다”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미세 생물이나 부도체 구조를 광학현미경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번 연구의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과학적 성과를 높이 인정받아 사이언스 22일자에 실렸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