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울주군이 고위직 공무원 인사를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울산시와 5개 기초자치단체 간에는 1998년 합의한 인사교류지침에 따라 4급(서기관) 이상 인사는 울산시가 맡고 있다.
하지만 울주군이 이 인사지침에 반기를 들었다. 엄창섭 울주군수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시 인사위원회가 행사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의 4급 승진인사는 현행 지방공무원법 위반으로 자치단체장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우 울주군 기획감사담당관도 최근 지역 언론 기고문을 통해 “울산시가 4급 이상 인사를 독점하고 있어 구·군의 상당수 5급(사무관) 직원들은 해당 자치단체에서 열심히 일해서 진급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울산시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봉현 울산시 정무부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구·군의 부단체장을 비롯한 4급 이상 고위직 인사 교류시스템은 통합행정 차원에서 매우 합리적인 인사시스템”이라고 밝혔다.
그는 “울주군이 다른 기초단체에 비해 재정이 다소 원활하고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군수가 단독 인사권 행사를 주장하며 시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은 행정가로서 ‘좀 튀어 보자’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주 부시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다시 울주군이 발끈하고 나섰다. 울주군은 “서울시 등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가 4급 이상에 대한 인사를 구·군청에서 행사하고 있지만 울산만 유일하게 울산시가 인사권을 독점하고 있다”며 “기초단체장에게 4급 이상 승진 임용권을 돌려주는 것만이 인사마찰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인사담당자는 “만약 시와 구·군 간에 인사교류를 하지 않고 기초단체장이 독자적으로 4급 인사를 행사하면 승진 자리가 한정돼 있는 구·군 직원들만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며 현행 인사지침 고수 방침을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