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고속철도(KTX)가 완전 개통되면 대도시로 떠나겠다는 도민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문가들도 고속철도가 지역 주민들의 쇼핑 의료 문화여가 교육서비스의 수도권 역류를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어 교통여건이 좋아지면 지역 경제가 대도시에 흡수되는 이른바 ‘빨대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발전연구원(전발연)이 최근 도내 14개 시 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고속철도 개통에 대한 도민의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567명 중 35.8%(206명)가 타 지역 이주 의사를 밝혔다.
특히 익산시 등 KTX 정차역 주민들(15%)이 전주시 군산시 등 주변 지역 주민들(11.5%)보다 대도시 이주 의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TX가 들어오더라도 ‘이사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34.7%에 머물렀다.
KTX의 이용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관광 및 레저가 21%로 가장 높았고 교육 14%, 쇼핑 12%, 취업과 업무출장 11%, 친지방문이 11%로 조사됐다.
전발연은 이 같은 인구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 도로망을 구축하고 접근 도로망을 확충해야 하며 도내 지역 간 환승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역세권 개발과 교통환승센터 구축, 숙박시설 확충 등의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를 담당한 이창현 연구위원은 “KTX가 호남선에 이어 전라선까지 완전개통 되면 교육과 여가활동 등으로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호남고속철도가 2015년 신설 개통되면 익산과 정읍에 정차하며 현재 1시간 50분 걸리는 익산∼서울(211.25km)이 1시간 8분대로 단축된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