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부동산 기사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는 ‘국민주택 규모’라는 말이다.
이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일컫는다. 그런데 국민주택 규모냐,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으로 수많은 숫자 가운데 왜 하필이면 이 ‘25.7평’이 선택됐을까.
기원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이 수출 100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를 넘어서자 “이제 본격적으로 잘살아 보자”며 주택정책의 틀을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건설부(현 건설교통부)는 현 주택법의 전신(前身)인 ‘주택건설촉진법’의 전면 개정에 착수했다.
정부가 공급하고자 하는 ‘기준 주택’에 대한 크기부터 모든 것을 새로 짰다.
당시 건설부 실무진은 국민 한 사람에게 필요한 주택면적을 5평으로 보고,
기준 주택의 크기를 5인 가족 1가구에 25평으로 산출했다.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82.63m².
그러나 소수점 둘째자리까지를 정부 기준으로 삼는 것은
번거로우니 5나 10처럼 끝자리가 명료하게 끊어지는 숫자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따라 80m²와 85m² 중 하나를 택하기로 하고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85m².
85m²(25.7평)가 80m²보다 82.63m²(25평)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일화는 1977년 당시 건설부 사무관으로 법 개정 실무를 맡았던 이동성 전 주택산업연구원장이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에게 전한 내용이다.
항간에는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경북 구미시 생가의 전용면적이 25.7평이어서
이를 기준으로 채택했다는 소문도 있지만 역사적 진실과는 거리가 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